Travels/20220813 W.Europe

서유럽 여행 - 34. 애플 스토어 로마, 스페인 광장과 스페인 계단

루스티 2024. 10. 15. 03:41

밥을 먹고 걸어가던 중 굉장히 깔끔하고 유려하게 흰색으로 마감된 건물이 있어 보는데, 애플 로마의 건물이었다.

겉에서 보면 오래된 로마의 건물같은데 들어가면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있고, 박물관같은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애플 스토어는 코르소 거리에 위치한 마리뇰리 궁전(Palazzo Marignoli)을 리노베이션해서 만들어졌으며 정식 이름은 애플 비아 델 코르소(Apple Via del Corso)라고 한다. 187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천년 이상의 건물이 발에 채이는 로마에서는 그렇게 오래된 건물은 아니지만, 필리포 마리냐넬리(Filippo Marignoli)의 저택, 카페 디 로마(Caffè di Roma) 등으로 사용되었던 역사가 있다.

특히 카페 디 로마는 로마의 유명한 문화 및 사교 장소로 기능하여 예술가, 작가, 지식인들이 모여 교류하던 중심지였으며, 많은 예술 작품과 문학이 이곳에서 탄생하거나 영향을 받았다. 팔라초 마리냐넬리는 그 후에도 상업용 및 사무용 공간으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애플의 리모델링을 통해 그 역사적 아름다움을 보존하며 2021년 5월 27일 애플 스토어가 되었고, 유럽 최대의 애플 매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애플스토어는 몇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여느 애플스토어와 다를바 없이 애플 기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가면 애플답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미니멀리즘한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방마다 특정 제품을 전시해 두고 세미나실로 쓰는 것 같다.

애플스토어라기보다는 애플 갤러리같은 느낌. 한바퀴 둘러보기 좋다.

여느 애플스토어에 있을법한 공간이지만,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방문 기념으로 에어태그를 구매해서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다.

걷다보니 나타난 성 안드레아 델레 프라테 성당(Basilica Sant'Andrea delle Fratte). 16세기 후반에 지어졌으며, 처음에는 작은 교회였지만 19세기에 대성당으로 바뀌었다. 이 근처는 원래 과수원이었기 때문에 델라 프라테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로크 양식의 멋진 외관이 눈길을 잡아끄는 곳이었지만,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준의 로마의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서 스페인 광장으로 가 본다.

스페인 광장에 도달했다. 앞에 보이는 것은 성모의 원주와 주 교황청 스페인 대사관이다.

성모의 원주는 원죄 없이 잉태된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에 대한 가톨릭 교리를 기념하는 기둥으로, 1857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기둥의 주춧돌에는 네 명의 성경 인물이 조각되어 있는데, 모세, 다윗 왕, 이사야, 에스겔(에제키엘)의 상은 구원의 역사에서 동정녀 마리아의 역할에 대한 예언적 성취를 뜻한다고 한다.

주 교황청 스페인 대사관은 바티칸 시국에 대한 스페인의 외교 사절단을 대표하는 곳으로, 종교개혁과 이어지는 전쟁에서 스페인은 가톨릭의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였고, 이 건물은 그러한 동맹의 중심지로서 기능했던 곳이다. 스페인 궁전(Palazzo di Spagna)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스페인 광장이라는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

스페인 계단과 바르카차 분수.

스페인 계단을 좀 더 가까이에서.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젤라또를 먹던 그 장소이다. 하도 사람들이 여기에서 젤라또를 먹어서 계단이 오염되는 바람에 현재는 여기에서 취식하는 행위가 금지되었다.

스페인 계단은 135계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8세기 초에 지어졌다. 계단은 광장과 그 위의 트리니타 데이 몬티 교회를 연결하는 구조로 디자인되었다.

스페인 계단 아래에 있는 바르카차 분수는 피에트로 베르니니와 그의 아들인 로렌초 베르니니의 디자인으로, 반쯤 가라앉은 배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한때 이 지역을 수몰시켰던 홍수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고 한다.

계단을 오르면 이렇게 광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계단 위의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

성당의 발코니까지 오면 로마의 스카이라인이 전부 바라보인다.

멀리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 쿠폴라까지 보일 정도로 로마의 스카이라인은 플랫하다는 걸 느꼈다.
멋진 로마의 시가지와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며 서있었던 이 순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 내부에도 들어가본다. 중앙 제대까지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 교회는 16세기 초 프랑스의 루이 12세의 후원으로 지어졌고, 그로 인해 프랑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여전히 공식적으로 로마의 프랑스 국립 교회로 기능하고 있다고 한다. 종종 프랑스어로 미사가 진행되기도 하고,프랑스와 이탈리아 간의 문화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교육 활동과 행사가 지속적으로 있다고 한다.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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