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고 출발.
오늘은 로마의 유적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테베레 강을 건너 로마 시내로 향한다.
여담으로 테베레 강은 강폭이 넓어봐야 100미터라서, 한강을 보고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정말 개천 수준이다.
강을 건너면 거대한 문이 보인다.
아우렐리아누스 성벽에 있는 도시 성문인 포르타 델 포폴로인데, 이 문을 지나면 포폴로 광장으로 이어진다.
라틴어 비문 "FELICI FAUSTOQ(UE) INGRESSVI ANNO DOMINI MDCLV"는 "주님의 해인 1655년에 행복하고 길조로운 입장을 위해"라는 뜻이다.
중앙에 보이는 우뚝 솟은 구조물은 플라미니오 오벨리스크로, 높이는 36m에 달한다.
기원전 1300년에 파라오 1세가 이집트 헬리오폴리스에 세우기 시작해 그의 아들인 람세스 2세가 완성하였다고 하며, 기원전 10년에 클레오파트라와 연합한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안토니우스를 이긴 뒤 가져온 것이다.
뒤에 있는 돔 형태의 건물들은 쌍둥이 성당이라고도 불리우는 성당이지만 서로 다른 성당으로, 왼쪽이 산타 마리아 인 몬테산토(몬테산토의 성모 마리아) 성당과 산타 마리아 데이 미라콜리(기적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다. 두 성당은 비슷해 보이지만 산타 마리아 인 몬테산토의 돔은 타원형이고, 오른쪽 산타 마리아 데이 미라콜리의 돔은 원형이라고 한다. 분명히 다르지만 오벨리스크와 함께 보았을 때 굉장히 균형잡힌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놀라웠다.
여기에서 보르게세 공원쪽으로 살짝 올라가다 보면 포폴로 광장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꽤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올라가보면 로마의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라 한 번 올라와볼만 하다.
멀리 바티칸 시국의 성벽과 베드로 대성당의 쿠폴라까지도 보이는 명소이다.
해가 이쪽으로 지기 때문에 일몰때 정말 아름답다고 한다.
언덕을 내려와 플라미니오 역으로 와서 대중교통 24시간권을 구매해 본다.
유로화를 전혀 들고오지 않아서 현금을 찾아야 하나 걱정했는데, 카드로 구매할 수 있었다.
왼쪽 기계는 카드 전용으로, 한국의 카드 사용 환경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는 포인트였다.
7유로로 구매한 대중교통 1일권. 개시 시점부터 24시간동안 버스, 지하철, 트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A선을 타고 두 정거장 이동해 바르베리니역(Barberini)으로 이동한다.
바르베리니역의 부역명은 트레비 분수이기 때문에 노선도를 모르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골목을 돌자 화려하게 등장하는 트레비 분수.
수많은 영화에서 낭만적으로 등장하는 트레비 분수를 실제로 본다는 것에 감동했다.
트레비 분수에서 나오는 물은 아쿠아 아비엔나(Aqua Virgo)라는 고대 로마의 수도교에서 공급되는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분수 뒤에는 폴리 궁전(Palazzo Poli)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분수가 있기 전부터 있던 17세기 건물이지만 분수가 지어질 때 분수와 조화로운 배경이 되기 위해 개조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분수의 조각들이 궁전 벽에 장식된듯한, 일체화된 느낌을 준다고 한다.
호수에 중앙에는 넵튠을 비롯해 다양한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다.
트리톤과 해마, 그리고 풍요의 여신과 건강의 여신 등의 조각이 궁전에 세워져 있다.
분수를 둘러싸고 있는 엄청난 인파.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며 사랑과 인생에 대한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보여준 '세 가지 소원'이라는 영화 덕에 많은 사람들이 분수에 던지지만, 우리는 동전이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 여기에 쏟아지는 동전이 매일 1,000유로가 넘는다고 하니 로마는 영화 하나로 불로수입을 챙긴 셈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분수 뒤에 있는 성 빈첸시오와 성 아나스타시우스 성당에 들어가 봤는데, 입장료도 무료고 앉을 자리도 있어 괜찮아 보였지만, 성당 안도 굉장히 더웠기 때문에 다시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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