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제단의 뒤쪽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돌면 이렇게 아라쾰리(아라첼리)의 산타 마리아 대성당으로 가는 길이 있다.
7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42개의 계단을 올라야 도달할 수 있다.
좀전에 갔던 조국의 계단과 연결되어있을법도 한데, 철망으로 막혀 있다.
아라쾰리의 산타 마리아 대성당으로 가는 계단 바로 오른쪽으로 난 계단이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가는 계단이다.
이런 형태를 코르도나타(Cordonata)라고 하는데, 평범한 계단이 아닌 얕은 계단이 있는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고, 폭도 넓어서 오르내리기 쉽게 만들어져 있다. 특히 높으신 분들의 경우 말이나 심지어는 마차에 사람이 탄 채로 오르내릴 수 있는 형태의 계단으로 되어 있다.
계단을 올라오면 캄피돌리오 광장이 나타난다. 정면의 세나토리오 궁전(Palazzo Senatorio)과 콘세르바토리 궁전(Palazzo dei Conservatori), 누오보 궁전(Palazzo Nuovo)이 있다. 고대에는 최고신 유피테르 신전이 위치하고 있었고, 이후에는 원래는 세나토리오 궁전과 콘세르바토리 궁전만 있었는데, 미켈란젤로가 이 언덕을 다시 설계하면서 누오보 궁전을 새로 짓고, 전체적인 방향이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을 바라보도록 재설계했다고 한다.
위에서 본 계단. 경사가 크지 않아서 특히 내려다볼 때는 계단이 아니라는 착각을 준다.
세나토리오 궁전을 마주보고 왼쪽에 있는 것이 누오보 궁전. 뒤로는 조국의 제단이 살짝 보인다.
광장 가운데는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기마상이 서 있다. 현재 있는 것은 사본이고, 원본은 카피톨리노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기마상 뒤로 서 있는 궁전은 세나토리오 궁전이다.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한 이중 계단과 정면의 모습이 조화롭다. 세나토리오 궁전은 1870년 로마가 이탈리아 왕국에 합병될 때까지 로마 원로원 의 소재지였으며 세나토리오 궁전의 이름은 상원 의원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것이다. 현재는 로마 시청이 들어서 있다.
세나토리오 궁전 앞의 분수 꼭대기 중앙에 앉아 있는 미네르바 여신상.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네에 해당하는 미네르바는 지혜와 전쟁의 신으로, 원래 이 여신상은 콘세르바토리 궁전에 있었으나, 이쪽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세나토리오 궁전 옆쪽으로 살짝 빠지면 이렇게 포로 로마노로 통하는 길이 있다. 아치로 건물 사이를 연결해둔 부분이 인상적이다.
아치를 지나 캄피돌리오 광장의 뒤로 넘어가면 거대한 로마의 고대 유적, 포로 로마노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로마 포럼이라는 뜻이고, 고대 로마에서는 시장이었던 곳이다. 로마의 최중심지로서 승리 행렬과 선거, 연설 등이 이곳에서 열렸으며, 대제국 로마의 상업 활동 중심지가 바로 이 곳이었다.
5세기 경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이탈리아는 여러 게르만족과 동로마 제국의 침략을 받았고, 이중에는 반달리즘의 어원이 되는 반달족도 있었을 만큼 이탈리아 반도와 로마는 여러번 약탈당하고 파괴되었다. 8세기가 되면서 이 공간은 버려지게 되었고, 이후 르네상스 시기가 되면서 베드로 대성당 등을 짓기 위해서 교황청에 의해 여기에 있던 대리석들이 대거 사용되게 되며 더욱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아있는 포로 로마노의 모습은 2천년 전 로마 제국의 흔적에 압도될 정도로 웅장하다.
왼쪽의 개선문은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으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가 파르티아를 상대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지어진 것이다. 이 개선문은 포로 로마노에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건축물 중 하나이다.
오른쪽에 있는 기둥들은 사투르누스 신전의 한쪽 벽인데, 농경의 신 사투르누스(영어로는 새턴)를 위한 신전으로 현재 남아있는 잔해는 여덟 개의 기둥 뿐이다. 신전은 종교적인 건축물로 기능하는데 그치지 않고 로마 사회에서의 은행 역할도 겸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개선문 옆으로 내려와서 사투르누스 신전 방향으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에는 전체에 걸쳐서 많은 부조가 있는데, 입구 근처에는 황제의 승리를 나타내는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와가 조각되어 있고, 아치의 양옆에는 세베루스 황제의 승리를 묘사한 네 가지의 부조가 각각 새겨져 있다.
포로 로마노는 미리 표를 예약한 사람에 한해서 입장할 수 있다. 원래는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 표를 여기에서 살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오기 얼마 전부터 예약제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여기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할수 없이 밥을 먹으러 간다. 예약한 시간이 다 되기도 했고.
밥먹으러 가는길에 갑자기 나타난 콜로세움. 사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이 콜로세오역이었던 탓에 콜로세움과 스치듯이 조우했다.
밥을 먹고 다시 오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Barberini 역으로 가서 오늘의 레스토랑으로 가다가 실베스트로 광장에서 한 컷.
아무데나 카메라를 들이대더라도 예쁘게 나온다.
추천받아서 오게 된 Life Ristorante. 인생 식당이라고 많이들 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선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항상 인심좋게 나오던 식전빵.
전후로 방문했던 다른 국가들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인심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이탈리아가 풍요롭다는게 이런 것일까?
에피타이저로 나온 카르파쵸 3종과 부라타 치즈 위에 빵가루르 입혀 튀긴 수란을 얹은 디시.
카르파쵸부터 아낌없이 트러플을 뿌려준다.
화이트 트러플과 블랙 트러블을 반반씩 얹은 뇨끼. 뇨끼는 우리가 평소에 한국에서 먹던 형태와는 조금 달라서 재미있었는데, 떡볶이용 가래떡을 짧게 자른 느낌의 뇨끼였다.
즉 트러플향 가득 나는 이탈리아 떡볶이인 것이다.
메인디쉬로 나온 양갈비. 겉을 아몬드로 감싸고 메시포테이토와 같이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양고기가 부드럽고 맛있어서 마지막까지 상당히 만족했던 요리였다.
스페인 계단과 트레비 분수에서 가깝고, 지하철역은 Barberini역에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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