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220625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여행 - 4. 스틴슨 비치, 미국 코스트코

루스티 2022. 8. 3. 21:54

금문교 사진을 찍고 스틴슨 비치로 향한다.

소살리토에서 스틴슨 비치까지 가는 길은 왕복 2차로에 굉장히 경사도 심하고 커브도 많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사진에 보이는 길은 주차장 바로 옆이라 좀 낫지만, 기본적으로 가로등이 있을 리 만무하고 바로옆이 낭떠러지인데도 가드레일도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미국은 땅이 넓다보니 이렇게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가 많은데, 운전에만 집중해도 어려웠던 길이라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닥터가 이런 길에서 핸드폰을 보면서 운전했다니 정신이 없긴 하구나 같은 소리를 하면서 갔다.

원래는 스틴슨 비치까지 한번에 가려고 했는데, 운전이 힘들어서 차를 잠깐 주차해두고 짧은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곳곳에 잠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주차하지 말라는 표지판이 있는 곳만 피해서 주차하면 된다. 물론 여기에서도 자칫 잘못하면 차량강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차의 짐은 두고 내리지 않거나 한 명 정도는 차에서 짐을 지키는 것이 좋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도 인상 좋으신 아주머니 한 분이 차들을 보고 계시는 중이어서 살짝 안심하고 차에서 내려서 하이킹을 하고 올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바다를 향해 뻗어있는 곶을 따라 조금 걸어본다.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 해서 작게 길이 나 있는데, 길을 따라서 조금 바다쪽으로 내려가보았다. 곶의 절벽 끝부분에 도달할 때까지 대부분의 길이 험하지는 않았는데, 중간중간에 바위들을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양손을 이용해 몸을 지탱하면서 넘어가야 했다.

조금 내려와서 왔던 쪽을 돌아보는데, 절벽 옆을 차들이 달리는 걸 보면 떨어질까봐 무섭고, 여기에서 떨어지면 뼈도 못 추리겠다는 생각도 같이 든다.

날이 흐려서 조금 아쉬웠다. 샌프란시스코쪽이 구름이 많이 끼는 편이고 구름이 끼더라도 멋있는 뷰긴 하지만 날씨가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스친다.

스탠슨 비치 방향은 살짝이나마 하늘이 보여서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비치로 가기 전 마지막에 있는 뷰 포인트에 도착해서 주차 에이리어에 차를 잠깐 세우고 사진을 찍으러 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시간정도만 와도 이런 넓은 해변가가 있는 걸 보면 집값이 비쌀 만 하다. 날씨도 좋고 휴양하기에도 좋은 듯.

자전거로 여길 지나가는 사람도 종종 있었는데 체력이 굉장하신 듯 하다.

스탠슨 비치 쪽으로 갔었는데 전파가 전혀 터지지 않아서 구경할 생각은 못 하고 살짝 패닉이 되어서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역시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행자들이다.

다시 금문교를 넘어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지나가면서 트위터 본사도 보고

미국 코스트코는 어떻게 다른가 궁금해서 방문해 보았다.

전자제품 코너는 삼성이랑 LG가 있는 걸 보니 별로 다른 게 없는 것 같구요

술은 굉장히 저렴하다. 행사가긴 해도 조니 블랙이 한 병에 25달러인걸 보니 소주같은 알코올 희석액이 설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 요즘 미국에서 또 소주가 잘 나간다고 하니 미국인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인건 분명하다.

불고기가 있는 걸 보니 슬슬 한국인지 미국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불고기 파운드(450g)당 8불이면 한국보다 비싼 것 같은데 구경하는 동안에도 백인 아주머니가 들고 가시는 걸 보면 잘나가는 것 같다.

고기는 죄다 프라임급만 취급하는데, 한국 코스트코는 대부분 초이스 등급인 것과는 비교된다. 비프로인 트라이 팁 삼각살 키로당 26.6달러, 뉴욕스테이크 채끝은 키로당 33달러, 립아이는 키로당 53달러로 프라임 등급이라는 걸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다. 특히 이때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한국 프라임 립아이 가격이 10,000원을 넘나들던 때임을 감안하면 더욱...

충격적으로 저렴했던 타이레놀 가격. 몇 병 사긴 했는데, 한 병만 사더라도 평생 먹어도 다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수준의 양이었다. Extra Strength 한 병 325개에 16.99달러인데, 한국 편의점 타이레놀이 500mg 8개에 3천원이니 미국 제약사들이 땅을 파서 장사하는지 한국 제약사들이 소비자들을 등쳐먹는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는 처방약인 멜라토닌도 여기에서는 그냥 아무렇게나 판다. 250알에 12불인데 매일 먹는다고 쳐도 8개월정도는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가끔 잠 못들 때만 먹는다면 몇 년쯤 먹지 않을까 싶은 양이다.

전자제품도 저렴한건 별다르지 않은데, 눈길을 잡아끌던건 LG 코드제로였다. 한국에선 50만원 밑으로 떨어지는걸 본 적이 없는데 여기에서는 400불에 팔고 있으니 이건 그냥 하나 사서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에 오면 한번 해봐야지 하는 다짐을 한다.

코스트코에서 기름까지 넣어보려고 했는데, 이 지점에는 주유소가 없어서 가까운 쉘에 가서 기름을 넣었다. 기름값이 네 배쯤 올랐는데 환산해보면 리터당 2200원 꼴이다. 오늘은 한국인이라서 얼마나 손해보는지 배우는 날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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