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220625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 여행 - 3. 소살리토, Scoma's of Sausalito, 금문교

루스티 2022. 7. 20. 02:54

스벅에서 사온 트리플 샷 스타벅스 프렌치 바닐라와 웰컴 기프트에 들어있던 에너지바로 하루를 시작한다. 저 스타벅스 트리플샷 에너지는 한국에서는 못 본 물건인데, 크림이 좀 들어갔는지 점도가 있는 느낌의 음료였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렇게 버스와 트램/케이블카 전용 중앙차로가 설치되어 있는 곳을 꽤 볼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미국 도시 중에서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는 편이라고 하는데, 지내면서 지하철과 트램, 버스의 연계성이나 노선이 잘 짜여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문교를 건너기 전에 어제 가려고 했다가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지 못해서 못 갔던 포인트에 방문했다. 구글 지도에 Golden Gate Overlook이라고 되어 있는 곳인데, 이번에 갔을 때도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건너편까지 잘 나온 사진은 건지지 못했다. 주변에는 예전에 샌프란시스코로 들어오는 수로를 방어하기 위해 포대로 쓰던 진지들이 남아 있다.

줌을 땡겨본 사진. 건너편 해안가는 보이는데 그 위는 구름으로 뒤덮여 보이지 않는다. 이 포인트에서 금문교의 좋은 사진을 찍은 사진이 많은데,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운이 따라주어야 하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건너면 바로 소살리토가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맞닿아있는 해안 도시이며, 금문교 위쪽의 티뷰론을 포함한 몇 개 도시와 같이 베이 에이리어에서 상당히 부유한 동네다.

소살리토에 도착해서 주차장을 찾는데 꽤 걸렸는데, 당연히 (시내가 아닌) 미국 음식점엔 주차장이 다 있을 줄 알고 안일하게 가다가 주차장을 찾느라 꽤 시간을 소요했다. 주차장을 찾으면서 식당에 대기를 걸어두던가, 출발하기 전에 예약을 했었으면 좋았을텐데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해서 주차시간은 주차시간대로 쓰고 웨이팅은 웨이팅대로 해서 조금 억울한 날이었다.

주차장을 찾다가 소살리토 페리 터미널 앞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댔다. 주차비가 꽤 어마무시한데, 미국은 주차비가 후불인 곳도 있지만, 많은 곳들이 선불제이다. 여기같은 경우는 차 자리를 기억하거나 찍어놓은 뒤에, 기계로 가서 15분단위로 주차비를 내고, 그 시간동안 주차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대신 들어오고 나가는 곳에 차단기는 없어서 조금 더 대더라도 크게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주차비를 결제하면 이렇게 티켓이 나오는데, 스페이스 넘버와 시작 시간, 끝나는 시간이 씌여 있고 이 티켓을 대시보드 앞에 잘 보이게 놓고 다녀오면 된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차에 짐 두고 가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주변 어디든 공통인 듯 하다. 밥먹는데 얼마나 걸릴 지 몰라서 일단 선불로 2시간정도를 끊어놓고 밥을 먹으러 갔다.

왼쪽 바다 위에 떠 있는 곳이 오늘 가려고 한 Scoma's of Sausalito다. 가게의 구조물이 물 위에 설치되어 있는 수상 레스토랑으로, 각종 해산물 요리를 판다. 메뉴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당 뒤에 지붕이 살짝 보이는 곳은 Trident 바인데, 돌아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가게의 Bobby Lazoff라는 바텐더가 데킬라 선라이즈를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다. 롤링 스톤스가 이 가게를 방문했을 때 Lazoff가 마가리타 대신 데킬라 선라이즈를 권했고 이들은 한 잔 마시고 감명을 받아서 1972년에 'cocaine and tequila sunrise tour'라는 대륙 횡단 투어를 한 것으로 데킬라 선라이즈가 유명해지게 되었고, 덩달아 그 전까지 주목받지 못하던 데킬라와 호세 쿠엘보의 판매량이 크게 늘게 되었다고 한다.

데킬라를 세상에 널리 퍼트린 이 Trident 바는 1976년에 문을 닫았고, Horizons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가 2012년 Trident로 재개장했다고 한다.

아무튼 식사를 하러 갔으나 대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을 조금 돌아보기로 했다. 소살리토는 바다부터 쭉 올라가는 언덕에 집들이 세워져 있는데, 정말 그림같은 광경이 자주 보인다.

돌아다니다가 잡화점에서 찾은 숭한 벨. 이런걸 대놓고 가게 한 가운데 올려놓고 팔고 있는 여기 사람들은 정말 신사적이다.

이것 말고도 티셔츠나 마그넷같은 샌프란시스코 기념품이나 금문교 관련 상품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언덕을 굽이굽이 올라가는 길을 따라 지어진 단독주택들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다. 하지만 언덕 위에 있는 집들 하나의 가격이 보통 20억정도 한다니 아름답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가격이다.

반대쪽인 바다쪽을 바라보면 티뷰론과 이어진 벨베디어 섬이 보인다.

주차한 쪽 부근에 페리가 들락날락 했는데, 샌프란시스코로 갈 수 있는 페리를 탈 수 있는 곳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페리 빌딩과 피어 41로 가는 페리가 운항되는데, 가격은 둘다 편도 14불정도 하는 것 같고, 보통 자전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서 금문교를 건너온 뒤에 여기에서 페리를 타고 돌아가는 것 같다.

자리가 생겼다는 문자를 받고 다시 식당으로 가 본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현장대기할 때 많은 경우 전화번호를 받는데, 한국 번호를 넣어두면 문자 수신이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적어도 현지심을 사용해서 문자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좋은 듯 하다.

가게 내부. 이 가게는 1969년 시칠리아 출신 Scoma라는 사람이 자신의 두 번째 레스토랑으로 개업했다고 하는데, 오픈한 지 50년이 넘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상당히 오래된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사실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았던 건 이 뷰였는데, 샌프란시스코 만과 베이브릿지를 감상하며 점심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특히 가장 바다쪽 테이블을 줘서 뷰는 가장 좋은 자리였던 것 같다.

먼저 식전빵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식전빵이 무료로 제공되었는데, 참 좋은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라스베가스에서처럼 산더미만큼 빵을 주는 곳은 드물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식당들은 식전빵을 조금이라도 주는 편이었다. 같이 나온 버터는 Challenge Butter였는데 고급 버터는 아니지만 맛과 풍미가 좋았다.

먼저 Yellowtail과 fruits salsa.

Yellowtail은 부시리인 것 같은데, Yellowtail이 보통 방어로 번역되긴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방어는 Japanese amberjack이고, Yellowtail amberjack은 여름 방어라고도 하는 부시리이다. 데일리 스페셜 메뉴에 있었는데, 메뉴 소개에는 'Yellowtail jack is the same fish as hamachi, but hamachi is the farmed version' 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여기에 나오는 하마치(ハマチ)는 칸사이에서 방어(ブリ)가 40cm 정도 자랐을 때 부르는 용어이고, 미국에서는 보통 방어를 하마치라고 하기 때문에 하마치와 옐로테일은 다른 생선인데 아마 착각해서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today's addition이기 때문에 그런걸로 치고, 맛이 가장 중요하긴 한데 이 부시리 구이는 살짝 오버쿡되어 뻑뻑했다. 더 맛있게 구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일한정 메뉴라 퀄리티가 일정하지 않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망고와 파프리카 등이 들어간 과일 살사를 곁들이면 좀 괜찮았지만 살짝 아쉬운 디시였다.

두 번째 생선인 이 요리는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뭍혀 구워서 레몬 버터 소스를 끼얹은 pacific coast petraile sole인데, 한국어로는 서대라고 하는 식용 넙치라고 한다. 넙치 치고도 좀 얇다싶긴 했지만 치즈를 뭍혀 구워내서 겉은 크리스피하고 속은 촉촉했는데, 이건 좀 더 줬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같이 나온 메시드포테이토도 정말 부드럽고 크리미하니 맛있었다. 이 메뉴가 정식 메인메뉴들 중에 가장 위에 있었는데, 위치값을 하는 메뉴였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 메인 디쉬는 랍스터 리조또. 캐나다산 랍스터와 양파, 마늘, 시금치, 토마토, 새송이버섯과 치킨스톡, 타라곤을 넣어 만든 랍스터 리조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리조또와는 조금 다른 질감의 음식이긴 했는데, 살짝 간이 강했지만 랍스터 크기도 좀 되고 해서 괜찮았다.

마지막으로 클램차우더까지 나온 모습. 클램차우더가 맛있다는 식당이었는데 의외로 평범했어서, 후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곳이었다.

창가까지 보이게 전체샷을 다시 잡아 본다. 이 집이 뷰맛집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사진인데, 뷰는 정말 어떤 식당 남부럽지 않을 만큼 좋았다. 넙치와 랍스터 리조또는 맛있었으니 혹시 방문하게 된다면 두 메뉴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밥을 먹고 나왔더니 금문교 쪽 구름이 없어졌길래 소살리토에서 살짝 아래로 내려와서 다시 금문교를 보러 왔다. 요트가 꽤 많이 있던 Horseshoe bay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인데, 유명하지 않아서 붐비지 않으면서 좋은 사진이 나오는 좋은 포인트였다.

줌을 당겨서 금문교를 한 번 더 담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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