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190227 Kanto

도쿄・칸토 여행 - 4. 산토리 하쿠슈 증류소 투어 (2)

루스티 2019. 3. 17. 22:35

인 더 바렐이라는 이름의 기념품점.

가쿠빈 위스키는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인데, 주로 하이볼 제조용으로 쓰이는 듯 하다.

치타 위스키는 블렌디드 그레인 위스키인데 마셔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위쪽에는 발렌타인 17년산을 팔고 있다. 짐빔이었으면 이해가 가는데 발렌타인 17년산이라...

가득 진열된 우메슈들.

하쿠슈 위스키는 품절이었다가 나중에 몇 병 한정으로 들어오긴 했는데, 논에이지 뿐이었다. 12년산 이상 물건이 있으면 얼마가 되든 바로 샀을텐데.

하쿠슈 12년 이상은 품귀가 계속되는 통에 구하기 힘든 편이다. 12년은 아예 출하 정지 상태이고 18년이나 25년은 품귀로 가격이 미쳐 날뛰는 중이다.

결국 기념품점에선 안주나 몇 개 집어들고 퇴각. 가을에 갈 야마자키에서 노려보는 것으로 해야겠다.

이제 유료로 위스키를 시음해볼 수 있는 바 하쿠슈로 이동해서 몇 잔 마셔보기로 한다.

메뉴와 가격판이 입구에 놓여 있다. 추천 메뉴들을 세트로 묶어 파는데, 단품으로 사는 것에 비해 단 한 푼도 깎아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투어를 돌기 전에 한 번 들르고, 돌고나서 한 번 더 들렀다.

바 뒷편에는 판매하는 위스키들이 종류대로 늘어서 있다. 하쿠슈, 야마자키, 히비키를 메인으로 여타 해외 위스키들도 판매하고 있다.

이쪽은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나오는 몇 가지 실험적인 위스키들인듯.

스패니시 오크라던가, 와인 통에 숙성시킨 위스키라거나.

일단 투어를 시작하기 전 가볍게 하쿠슈 모리카오루 하이볼로 시작.

투어가 끝나고 다시 바로 와서 주문을 기다리며 다른사람의 잔을 힐끗.

주문하고 자리에서 조금 기다리니 가지러 오라고 불러준다.

차례대로 야마자키 18년, 하쿠슈 18년, 하쿠슈 25년, 히비키 21년, 히비키 30년. 한산한 시간대라 그런지 병과 잔을 늘어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주셨다.

하쿠슈 25년과 히비키 30년은 다른 위스키와는 차원이 다른, 잔당 2900엔이라는 가격을 자랑한다.

물론 이건 싼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히비키 30년은 요즘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린 탓에 한 병에 30만엔이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

15ml 기준 2900엔이라고 할 때 700ml면 5~6만엔 수준인 것이다.

사실 하쿠슈나 야마자키 25년, 히비키 30년은 부르는게 값인 수준이고, 아마존에서는 야마자키 25년을 70만엔에 팔고 있던데 더 마셨어야 한다는 생각을 마구 하고 있다.

역시 히비키 30년이 가장 맛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위스키에서 느껴지는 누나의 부드러움이라고 할까.

그 다음으로는 역시 하쿠슈 25년. 18년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스모키함은 여전해서 맛있었다.

하쿠슈 18년과 25년, 히비키 21년과 30년을 비교시음해봤는데 오래 숙성된 위스키가 왜 맛이 있는지 확실히 비교가 된다.

알코올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서 온전히 위스키의 향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부드럽기 때문에 좀 더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느낌.

쓰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일은 야마자키 25년을 놓치고 온 점이다... 바보같은 과거의 자신을 원망한다.

시음을 마친 뒤에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먼저 세계 각지의 위스키에 대한 설명을 해 놓았는데, 일본에는 산토리만 세 가지나 언급하고 대표적인 아메리칸 위스키로는 산토리가 인수한 짐빔을 써 놓았다.

이쯤되면 양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하게 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위스키의 원조격인 스카치 위스키나 아이리시 위스키에 대한 종류나 설명이 많이 부실한 느낌.

하쿠슈를 숙성 연수별로 색과 맛, 향을 써둔 부분. 확실히 오래 숙성할수록 단맛이 진해지는 듯 하다.

옛날에 사용하던 위스키 제작 물품들도 있고, 시간이 많다면 여유롭게 구경하기에 좋은 곳이었지만 기차 시간에 쫒기는 바람에 빠르게 둘러보고 나왔다.

가장 볼만했던 오래된 바를 재현해놓은 공간.

마치 영화속에 들어온 것 같은, 50년 전으로 회귀한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엔틱한 바와 술병들.

당장이라도 콧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나비넥타이를 한 바텐더가 위스키를 권해줄 것만 같은 분위기다.

빠르게 박물관을 훑고 옥상으로. 박물관 옥상에는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취기를 조금 날려보내고 비오는 숲을 감상하다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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