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190227 Kanto

도쿄・칸토 여행 - 6. 설국에서의 저녁

루스티 2019. 3. 30. 16:51

이미 어둠이 내려앉은 사쿠다이라에 도착해 급하게 신칸센으로 갈아탄다. 이번 여행 첫 신칸센 E7계.

일반열차는 한시간 반 가량 늦어졌지만 환승 시간이 여유있었던지라 신칸센으로 갈아탔을 때는 다행히 한 시간 정도만 지연되었다.

도쿄로 돌아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한 시간 지연정도는 감안할 수 있을 것 같아 본래의 목적지로 향한다.

신칸센에서는 역시 아이스크림. 캐러멜 헤이즐넛 프랄리네인데, 먹어본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하나 샀다.

진한 카라멜과 고소한 헤이즐넛의 조화가 좋다.

타카사키에 내려 Max 타니가와로 환승.

그린샤를 제외하고 전차 자유석이라 티켓을 못 끊었다.

슬슬 폐차 수순을 밟고 있는 E4계. 별일없다면 마지막 2층 신칸센이 될 것 같다.

토호쿠 신칸센에서는 이미 전부 은퇴했고, 호쿠리쿠 신칸센은 처음부터 E7계로 운행했기 때문에 JR히가시니혼의 신칸센 노선 중 가장 최고속도가 느린 죠에츠 신칸센에만 투입 중.

2019년 3월 다이아 개정으로 죠에츠 신칸센에도 E7계가 투입되기 시작했고 앞으로 E2계와 E4계는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니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췄다.'

니가타에 올 때마다 생각나는 「설국」의 서문을 떠올리며 타니가와의 종착역인 에치고유자와역으로 워프.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 전까지 호쿠리쿠의 입구 역할을 했던, 설국의 첫 역.

설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길가 여기저기에 눈이 쌓여있다.

오늘의 저녁. 6개월만의 방문인 이자까야 히후미.

오늘도 거의 만석이어서, 카운터석에 앉았다.

오토오시가 달라졌는데 맛은 괜찮았지만 여자친구는 카니미소가 없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여기에 오면 꼭 니혼슈를 마시게 된다. 오늘은 유명한 핫카이산 쥰마이긴죠 나마겐슈를 주문.

여과만 하고 가수,가열하지 않은 사케인데 효모가 살아 있어 유통시 냉장보관을 해야 하므로 국외에서는 가격이 꽤 비싸지는 술이다.

역설적이지만 나는 술에서 알코올 냄새가 나는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알코올 냄새 거의 없이 산뜻해서 좋았다.

오늘의 메인인 사시미 모리아와세. 저번에 먹었던 히후미동의 좋은 기억을 떠올려 주문한 모리아와세다.

연어, 참치, 도미, 방어, 한치, 게살과 피조개를 비롯한 패류, 우니까지.

숙성되었지만 신선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은 퀄리티면서도 감칠맛이 참 좋았다.

특히 맛있었던 우니.

우니는 비싼 스시야에서도 비린내나 형태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선하고 풀어지지 않고 맛있었다.


탐스러운 이쿠라가 양껏 올라간 이쿠라동.

정식으로 시키면 이렇게 츠케모노들과 카니미소시루가 나온다.

끝내주는 감칠맛이다.

구이가 먹고싶어 주문한 마코카레이 구이와 시메하리츠루 시보리타테 겐슈.

마코카레이는 한국어로 하면 문치가자미 즉 도다리이니 이 요리를 한국어로 하면 도다리 구이 되시겠다.

살점도 풍부하고 가시 바르는것도 어렵지 않아 술안주로 좋았다.

시보리타테 겐슈는 핫카이산보다 좀 더 묵직한 느낌이었다. 모처럼 니가타에 왔으니 더 마시려고 했는데 이렇게 두 홉으로 종료.

화장실마저 잔뜩 눈에 쌓인 걸 보며 집으로 향한다.

E4계 Max 토키. 아마 마지막으로 타보는 E4계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죠에츠 신칸센에도 곧 E7계가 들어오는지라 바닥엔 이미 E7계 타는 곳 위치가 표기되어 있다.

거의 타본 적 없는 1층석의 뷰. 바닥 아래로 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낮에는 뷰가 상당히 안 좋은 자리이지만 어두운 밤이라서 개의치 않았다.

이케부쿠로로 돌아와서 들른 미타제면소.

15년에 교환학생 할 때부터 들르던 곳인데, 마침 TKTT와 콜라보를 하고 있다고 해서 이미 배가 부르지만 들러보았다.

항상 시키는 카라아게. 겉은 크런치하고 속은 육즙이 배어나는 정석적인 맛이다.

TKTT 김과 TKTT 뱃지를 같이 주는 아얏치 세트를 먹었다. 라멘집에서 성우 콜라보라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TKTT 추천의 미소 츠케멘은 그냥 츠케멘보다 좀 더 매콤하고 된장의 향이 강했는데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또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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