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돌아왔다. 항공기의 터보팬 엔진 레플리카로 데코레이션된 가게가 신기하다.
다시 들어온 출발구역. Sky Priority 표시를 따라서 터미널 D 게이트 쪽으로 갔는데 이쪽은 쉥겐을 나가는 국제선 터미널이었고 졸지에 쉥겐에 들어왔다가 다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는, 하루에 암스테르담 도장만 세 번 찍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터미널 D에는 영국항공의 라운지가 있었고 PP카드로 입장이 가능해서 들어가서 조금 쉬기로 했다. 현재는 Aspire Lounge 41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미 Aspire Lounge였을지도 모르겠다)
라운지의 음식 종류는 많지 않았는데 뷰가 좋았다. 주기장을 볼 수 있는 뷰였는데 사진을 찍고 나서 보니 가장 앞쪽에 꼬리부분만 찍힌 기체는 아침에 런던에서 타고 왔던 PH-BXW가 주기되어 있다.
간단한 핫 푸드와 스프, 그리고 술안주 등이 있었고 이중 따뜻한 스프가 맛있었다.
이전 비행에서 이어지는 오늘의 보딩 패스. KL1607편은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에서 로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가는 노선인데, 이 노선은 KLM에서만 하루에 5왕복을 하고 있었으니 꽤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키폴 공항은 게이트가 정해지는 시간이 상당히 늦어서 출발 1시간 반 전까지도 게이트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라운지에서 조금 더 늦게 나와도 되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터미널 D에서 빈둥빈둥 하다가 탑승시간 20분쯤 전에 탑승을 하려고 보니 국제선 존에서 쉥겐 존으로 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 때 다시 입국 심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입국심사 줄을 기다리며 당황하고 있었는데,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 많아서 로마 가는 사람들 줄은 따로 빼 주었고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탑승도 C빌딩의 거의 끝에 붙어있는 C11에서 해서 타러가기까지 열심히 뛰었다. 결국 SkyPriority가 무색하게, 라스트 보딩 콜이 나온 뒤에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이번에 탑승한 기재는 보잉 737-8K2 기체로 등록부호는 PH-BXK이다. 2000년 KLM에 도입된 기재로 약 22년정도 운용되었다. 아침에 탑승했던 기종과 같은 기종으로, 에어프랑스와 합병했기도 하고 유럽 기반의 항공사임에도 불구하고 KLM은 여전히 대부분 보잉 기체가 주이다. 에어프랑스가 프랑스 톨루즈가 본사인 에어버스 사용율이 높은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KLM은 747-400 을 마지막까지 운용한 몇 안 되는 항공사기도 하고, 보잉과 연이 깊다는 느낌을 받았다.
737-800과 737-900이 공용하는 안전 책자도 상당히 낡았다. 중간에 한번 교체했을 것 같긴 하지만.
이륙하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이탈리아에 도착할 때까지 바깥은 거의 구름 뿐이었다. 이륙은 정시에 09활주로에서 이루어졌는데, 활주로가 출분히 길어서인지 활주로의 끝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램프로 들어가 이륙했다.
두 번째 비행에서는 치즈 샌드위치가 제공되었는데 베지테리언이라고 써있어서 비건 치즈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땅이 보이는 걸 보니 거의 다 온 듯 하다. 날면서 알프스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보지 못한건 아쉽다.
로마의 관문인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이라고도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6시 50분에 도착이었던 비행편인데 정시출발한 덕분인지 조착했다.
내려서 타고온 비행기를 다시 카메라에 담아 본다. 암스테르담에선 시간상 제대로 찍지 못했는데, 노을이 지며 기체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주기장 저 멀리에 이탈리아의 국적항공사 비행기가 줄줄이 주기된 모습이 보인다. 알리탈리아(Alitalia)라는 항공사는 2021년 파산하여 ITA라는 국영 항공사로 바뀌었는데, 2022년인 당시만 해도 알리탈리아 도색을 한 비행기가 잔뜩 주기되어 있었다.
여기도 암스테르담과 마찬가지로 입국장/출국장의 구분이 없는 구조였다. 사실 쉥겐 간 이동이라 국내선이나 다름없긴 하지만, 국내선조차 입출국 동선을 엄격히 분리하는 한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테러에 취약할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여기도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이런 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듯 하지만.
문화재가 얼마나 많으면 공항에도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모를 대리석상을 줄줄이 배치해 두었다.
로마로 들어갈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기차를 탈지 버스를 탈지 조금 고민하긴 했는데, 기차를 타면 어자피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다시 택시를 타야 했고, 버스를 타자니 얼마전 프랑스에서 주행중인 버스의 트렁크를 약탈하는 영상을 보았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한 앱으로 불러서 타는 택시를 이용했다.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가다가, 내일 들어갈 바티칸으로 통하는 문(이쪽은 사실 출구이다)를 보며 호텔로. 문에 써있는 MVSEI VATICANI는 바티칸 미술관(Vatican Museum)을 뜻한다고 한다.
공항에서 약 30분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50유로정도 나왔던 것 같지만, 두 명이 기차를 타는 것에 비해서 2배정도 가격에 편안하게 온 데다가 기차역에서 택시를 또 잡아탈 걸 생각하면 그다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오늘의 비행 루트. 거의 직선으로 내리꽃는 루트였는데, 스위스 영공을 살짝 피해서 온 게 재미있다. 구름 때문에 비행하면서 알프스를 보지 못한 건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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