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쿠라 탑승.
오카야마의 츄하이를 마시면서 히로시마로 간다.
그린샤 특전으로 오시보리를 받아서 가볍게 손과 얼굴을 닦아본다.
오카야마에서 히로시마까지는 단 한 정거장. 그린샤가 살짝 무안해질 정도로 금방 도착한다.
히로시마역도 5년만에 온다. 다만 역앞에 광고판들이 상당히 허전한 느낌.
역 앞의 오코노미야끼집을 가기로 했다.
예전에도 히로시마 역앞에서 오꼬노미야끼를 먹었는데 여기였던 기억이 난다. https://lus-ty.com/221
그때도 가려고 하다가 못간 가게를 이번에도 못간 게 함정.
엘리베이터 입구 근처의 야쿤자라는 곳에 착석.
입구에서 호객하는곳에 바로 가서 앉아버리는 통에 한바퀴 구경도 못 하고 들어왔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그래도 타베로그 점수는 나쁘지 않은 3.53의 야쿤자. https://tabelog.com/hiroshima/A3401/A340121/34001612/
앉자마자 오코노미야끼 조리가 시작된다.
그래도 여기 있는곳은 어지간하면 다들 괜찮은 곳이라... 특히 입구쪽 가게는 회전률은 높기 때문에 재료 퀄리티는 어느정도 보장이 된다.
철도여행의 묘미인 낮술을 하기 위해 반주로 하이볼을 한 잔 주문한다.
오코노미야끼 말고도 각종 테판야끼들을 맛볼 수 있다.
먼저 시켜본 굴 버터구이. 히로시마는 굴로 상당히 유명한 곳인데, 모처럼 겨울에 왔으니 굴을 한번 먹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문한 메뉴다. 굴은 생으로 먹는 편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거의 생으로 먹어도 될 만한 걸 살짝 버터에 구운 것이라 풍미가 괜찮았다. 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자친구는 하나 먹고 안 먹어서 거의 다 혼자 먹어버렸다.
이쪽은 우미모노가타리(海物語【生エビ・生イカ・とびこ・大葉】), 직역하면 바다이야기가 되어버리는 엄청난 이름의 메뉴다. 애초에 한국의 바다이야기가 일본 파칭코의 우미모노가타리를 베낀 것이지만. 그나저나 가게 이름이 야쿠자와 비슷한 야쿤자(焼くんじゃ)인것부터 상당히 언어유희의 냄새가 난다.
어쨌든 이 메뉴는 새우와 오징어, 시소잎이 들어가는 오코노미야끼. 전형적인 히로시마 풍의 오코노미야끼다.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도 싱싱하고 베이스인 면도 잘 구워져서 정석적인 맛을 내 준다.
여자친구가 주문한 치즈 오코노미야끼.
안에 시소잎이 들어 있는데 이 시소와 치즈의 조합이 좋았다. 치즈를 직화로 녹여버리는데 불에 구운 치즈가 맛이 없을 수가 없는데다가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부분을 시소잎이 잡아주어 밸런스가 잘 맞는 맛이었다.
다 먹고 한바퀴 돌아보는데 안쪽의 가게는 한산한 편이다. 다만 타베로그 별점이 높았던 곳은 이미 만석이었던지라 아마 갔어도 바로 먹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을 듯.
다시 역 앞으로 돌아왔는데, 열차를 탈 때까지 시간이 조금 있어서 히로시마 원폭돔을 또 보러 가기로 한다.
노면전차를 타고 돔 마에 역으로.
6년만에 다시 온 원폭돔. 요즘 시국과 더불어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된다.
폭심지 거의 바로 아래에서 수직으로만 힘을 받아 대부분의 잔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히로시마 산업장려관의 잔해. 꼭대기에 돔 구조물의 잔해만 남아 원폭돔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지어진지 100년 가까이 된 데다가 폭심지에서의 충격도 있어서 건물 자체는 계속 풍화되어 가는 중이라고 한다. 원형 그대로의 보존을 위해서인지 곳곳에서 보수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는 세계유산 원폭돔에 대한 설명.
한바퀴 돌고 돌아가기로 한다.
아마도 처음 지어질때부터 같이 있었을듯한 분수대.
예전과는 다르게 히로시마 노면전차도 신차가 많이 늘었다.
돌아가는 노면전차. 확실히 노면전차도 신형의 탑승감이 좋은 듯.
역 앞에서 밀리는 바람에(궤도교통이 막힌다니!!) 살짝 타임러시를 해서 겨우 열차를 잡아탈 수 있었다.
역시 노면 전차는 나쁜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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