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200207 Japan

일본 전국 여행 - 20. 침대특급 선라이즈 익스프레스 도쿄-이즈모

루스티 2020. 3. 26. 00:02

에키벤 마츠리. 도쿄역에서 가장 큰 에키벤야인데, 여기도 밤 10시가 다 되어 갔더니 별로 살 게 없었다.

그래서 도시락 사는 걸 가지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열차시간 10분 전에 플랫폼에 갔더니 샤워카드는 이미 매진💢

선라이즈 익스프레스 285계 열차. 홋카이도 신칸센의 개통으로 트와일라이트 익스프레스나 카시오페아, 호쿠토세이같은 침대특급들이 멸절해버린 지금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정규 침대특급 열차이다.

2014년에 탔을 때는 위의 세 열차 모두 남아있었는데 그때 세이칸터널을 지나가는 침대특급을 타보지 못한 게 살짝 후회가 된다.

열차에 탑승. 문 바로 옆의 공간이 우리의 방이다.

오늘의 선라이즈 객실은 싱글 트윈. 싱글이면 싱글이고 트윈이면 트윈이지 같은 느낌이지만, 싱글 침대를 위아래로 붙여놓아 한 방으로 만든 객실이다. 원래 침대 두 개가 평행하게 놓인 선라이즈 트윈을 타 보고 싶었는데, 발매일에 발권을 시도해 봤지만 30초만에 매진되었고 겨우 싱글 트윈을 구할 수 있었다. 선라이즈 트윈은 이즈모/세토 각각 4실씩 있고 싱글 트윈은 각각 8실씩 존재하는데, 선라이즈 트윈은 언제나 정말 순식간에 매진된다고 한다.

샤워카드도 못 사고 멍하니 밖을 보면서 도쿄역을 출발했다.

한참 찾았던 콘센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있었는데, 저기에 짐을 올려두었더니 못 찾아서 요코하마 지나서야 겨우 찾았다.

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아타미. 시즈오카 넘어갈 무렵에 잠든 것 같다. 1층에서 자다가 2층이 춥다고 해서 2층으로 올라가서 잤다.

잠결에 언뜻 설산의 모습을 보고 또 잠에 빠졌다가 정신을 추스려 카메라를 집어들고 보니 눈은 온데간데 없이 밭에 구름만이 가득하였다.

조금 더 달려 요나고에 도착했다. 산인 본선으로 합류.

이즈모까지 가는동안 밥을 먹어본다. 1층 침대는 접어서 테이블로 쓸 수 있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아서 넉넉하게 세 통을 샀더니 아주 푸짐한 도시락이 되었다. 위에서부터 토치기의 코에도 여행 도시락, 아키타의 맛있는 것들, 그리고 쿄토의 금눈돔 사이쿄 구이.

아바시리에서 샀던 시로이코이비토 화이트 초코 푸딩까지 기차 안에서 알차게 즐기는 

밥을 먹고 보니 어느덧 목적지인 이즈모시에 거의 다 왔다.

신세를 졌던 객실을 마지막으로 담아 본다.

이즈모시에서 열차를 떠나보낸다.

잠깐의 여유시간이 있어서 역 앞에 나와 좀 둘러본다. 역사가 꽤나 고풍스럽게 지어져 있다. 이즈모 신사를 본따 지은 것일듯.

오는동안 날씨가 개속 흐렸는데 이즈모의 날씨는 맑아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지방 거점역의 바로 앞인데 이렇게 휑한 것은 또...

역 안의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다가 이런 달력을 발견했다.

'시마네는 일본인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최후의 낙원' 이라고 자조하는 느낌.

이제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그리고보니 나름 IC카드도 쓸 수 있는 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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