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폰기 힐즈. 타키가 오노데라 선배와 데이트하다 깨진 곳이다.
구석구석까지 잘 꾸며놓아서 산책을 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정도로 번화했으면서도 깔끔한 거리는 일본에서 참 찾기 어려운 듯.
힐즈 근처를 걷고 있으니 해가 진다.
위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날씨가 좋아서 올라가볼까 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올라가도 해가 다 진 모습밖에 보지 못할 것 같아서 돌아섰다.
흔들린 도쿄 타워.
산책을 하며 쭉 걷다가 밥을 먹으러 왔다.
하카타 모츠나베 사치
입구가 굉장히 어두워서 영업을 안 하는 줄 알고 시무룩할뻔 했다.
가스 버너가 미니멀리즘을 충실히 따른 디자인이다.
애플에서나 쓸 것 같은 디자인.
먼저 나마비루 두 잔. 공장에 갔다온지 얼마 안 됐지만 맛있었다.
오토오시인 규스지 니코미. 규스지 장조림같은 느낌이다.
멘타이코야끼. 명란젓을 살짝 구워서 내어온다.
한국의 그것처럼 짜진 않지만 간간하니 안주로 삼기에 좋다.
양배추와 쪽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곱을 추가했는데도 약간 아쉬운 느낌이었다.
역시 롯폰기에서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것일까.
모츠나베는 맛있긴 했지만... 역시 하카타가 아니어서인지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다.
일단 그 부족함을 죽으로 달래본다.
다찌 앞을 가게 이름이 새겨진 병으로 장식해 두었는데, 저 병엔 무엇이 들어가 있던 것일지 궁금해지는 병이었다.
오픈 키친이어서 주방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주방도 깔끔하고.
계산하니 둘이서 9천엔정도 쓴 게 되어 놀랐다.
메뉴판의 가격이 세전 가격이기도 하고 오토오시나 명란젓 가격이 좀 있어서 꽤 많이 나온듯.
이번 여행에서 아쉬운 식사를 꼽자면 여기인 것 같다.
집에 갈 시간.
한밤의 지하차도를 걸어 역으로 향한다.
약간의 취기와 약간의 씁쓸함과 약간의 즐거움을 안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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