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심사를 위해 통로로 가는 중.
한국인은 EU 및 10개국과 더불어 신청 없이 자동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국뽕은 역시 밖에 나와야 차는 것 같다.
짐이 나오는데 착륙 후 한 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짐이 굉장히 늦게 나오는 바람에 계획이 조금 망가졌긴 하지만 기차를 타러 이동.
히드로가 최근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수하물 분실률이 꽤 높아서 짐을 잃어버릴까봐 꽤 걱정했는데, 다행히 짐이 분실되는 사태는 없었다.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예약했는데, 안내문에는 히드로 2,3 터미널로 이동해야 탈 수 있다고 되어 있어서 이동을 위해 꽤 기다렸는데 알고보니 심지어 히드로 익스프레스는 파업으로 운휴라고 한다. 두 달전에 예약해서 요금을 아꼈다며 좋아했는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은 노선이라 내부는 깔끔하다.
다만... 배차간격이 30분인데 거의 앞차 출발 직후에 도착해서 기차 안에서 20분넘게 기다렸던 것 같다.
열차는 히드로 2,3터미널을 지나서 패딩턴역으로 향한다. 도심선이 3달전(5월)에 개통되긴 했는데 아직 직통이 되진 않아서 히드로 공항에서 오는 열차는 패딩턴역까지만 운행하는 상황.
패딩턴역에 도착해서 게이트에서 대충 상황을 설명했더니 그냥 내보내 주었다. 히드로 익스프레스 요금은 구매 사이트에서 환불받으라고 해서 나중에 이메일을 보냈는데 하루만에 환불해 주었다.
언더그라운드 서클라인으로 환승해서 유스턴까지 세 정거장 간 뒤에 또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짐을 끌고 걷기가 귀찮기도 했지만 역을 찾다가 살짝 이상한 길로 들어버린 김에 택시를 탔다. 런던의 명물인 블랙캡을 타보고싶기도 했고. 차 내부는 상당히 넓찍해서 캐빈에 캐리어 두개 놓고도 넓직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다만 블랙캡의 요금은 상당히 비쌌다. 패딩턴 역에서 힐튼 유스턴까지 택시를 탔는데 14파운드정도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다녀오면서 미국 물가에 적응돼서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단 모양. 그래도 파운드를 달러라고 생각하면(실제로 이 때 파운드가 많이 싸져서 달러와 비슷해지긴 했지만) 참아지는 가격이다. 우리를 내려주고 나서 택시(노란 광고판)는 이 좁은 길에서 유턴하더니 가 버렸다.
런던에서 묵게 된 힐튼 런던 유스턴은 꽤 좋은 입지에 있는 호텔이었다. 체크인하고 나와서 거의 9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는데도 날이 훤해서 재미있었다.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아예 밤이 없는 지역도 있다던데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
1층에서 보이는 우리방.
어니스트버거라고 하는 호텔에서 가까운 곳으로 저녁을 먹으러 왔다. 2011년에 시작한 버거 체인 레스토랑으로 영국산으로 만든 재료들을 고집하며 자체 정육점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또 각 지점마다 지점 한정 메뉴가 있어서 그걸 찾아먹는 재미도 있다는 것 같다.
자리마다 있는 하인즈의 [Seriously] GOOD 마요네즈와 케찹만으로 이미 신뢰가 가는 가게다. 유럽에서는 프렌치프라이를 마요네즈에 찍어먹는다고 들어서 실제로 그렇게 먹었는데 맛있었다.
메뉴판. 이곳은 어니스트버거 워렌 스트리트(Warren St.)인데, 충격적으로 지점 한정 메뉴가 참이슬과 잘 어울리는 코리안 김치 버거였다. 어니스트 버거를 한국 웹이나 구글에서 한국어로 검색하면 나오는 검색 결과가 김치 버거와 참이슬 세트를 판다는 것인데, 아마 시즌 한정이었던 메뉴가 여기에서는 점포 한정 메뉴가 되어버린 것이다. 궁금하긴 했지만 영국에서 먹는 첫 끼를 한식으로 먹을 순 없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그만두었다.
어쨌든 버거 메뉴를 따로 찍어두지 못해서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메뉴. 기본적으로 소고기 패티와 치킨 패티를 고르고, 그 패티에서 확장해나가는 식으로 버거를 구성할 수 있다. 아래쪽으로 갈 수록 뭔가 추가되는 게 많아지는 느낌이다. 소와 닭 말고도 베지테리언 메뉴도 존재한다.
먼저 주문한 Signature Brew Backstaage IPA(왼쪽)과 버번 피치 아이스티가 나왔다. 아이스티에 들어가는 버번은 Maker's Mark라고 하는데, 단 버번과 단 복숭아 아이스티가 합쳐져서 술같지도 않은 느낌이었다.
20분정도 기다려서 버거가 서빙되었다. 모든 버거에는 사이드가 무료인데, 로즈마리 소금에 시즈닝한 감자튀김과 코울슬로를 주문했다.
버거 사진은 역시 단면이기 떄문에 잘라놓고 찍어 보았다. 먼저 트리뷰트 버거인데 체다치즈가 잘 녹아있고 꽤 두꺼운 패티는 적당히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쪽은 어니스트 버거인데 체다치즈가 잘 안 보이긴 하지만 녹아있고 적양파 절임이 눈에 띈다. 꽤 두꺼운 패티는 마찬가지로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져 있다.
고기가 특출나다기보다는 번이 브리오슈번이라 맛있었던 버거다. 한국에서도 요즘 패티를 워낙 잘 굽다 보니 아주 특출나지 않다 뿐이지 고기도 기본은 되어 있고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져서 육즙이 풍부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았다. 사진은 안 찍었지만 코울슬로도 맛있어서 만족했다. 가격은 £40.97로 꽤 비쌌지만 이것이 영국 물가라는 것을 잘 체험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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