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를 타고 도심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우버가 베가스와 많이 달랐던 건, 라스베가스에서는 기본 우버를 타도 4명이 움직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UberX를 불렀더니 그냥 우버는 4명을 태울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코로나 이후에 우버가 앞좌석에 사람 태우는 걸 금지했다는 걸 듣긴 했는데, 라스베가스에서는 전혀 그런 게 없었어서 처음에 XL을 부르다가 옆자리 타도 된다길래 X도 가끔 이용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오니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추가 팁을 주면 태워줄게 같은 이야기를 하길래 베가스에서는 그런거 없었다고 하니 샌프란시스코는 다르다며 탑승거부를 하려고 해서 일단 팁을 더 준다고 하고 타긴 했는데, 우버 HQ가 있는곳이라 그런지 더 까다롭게 하는건지 아니면 드라이버가 까다로운 건지 모르겠다. 물론 샌프란시스코의 코로나 상황이 더 심각했었기 때문인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다.
가면서 본 베이 브릿지. 일단 무작정 피셔맨스워프쪽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왔다.
피셔맨스 워프라는 큰 표지가 반겨준다.
몇 군데 봐둔 곳들이 있긴 했지만 코로나 때문인지 정말 을씨년스러운 거리가 되어버린 상황. 라스베가스와는 정말 다른 분위기였다.
금문교가 보일까 해서 해변으로 가 봤지만 너무 멀어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정처없이 걷다가 도착한 기라델리 스퀘어. 원래 밥부터 먹어야 했지만 가게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일단 사고보자는 마음으로 샵에 들어갔다.
기라델리 스퀘어는 예전 공장 부지를 리모델링해서 각종 식당과 호텔(페어몬트), 기라델리 초콜릿 샵과 디저트 샵 등이 들어서 있다. 아쉽게도 디저트 샵은 시간상 방문하지 못하고, 초콜릿 샵만 방문해서 기념품을 구매했다.
매장 안 사진은 경황이 없어서 못 찍었지만, 가장 귀여웠던 케이블카 모형 안에 기라델리 초콜릿이 꽉 차있는 친구를 사 왔다.
쇼핑을 하고 기라델리 스퀘어 안에 있는 McCormick & Kuleto's Seafood & Steaks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낮이라면 뷰가 정말 좋았을 것 같지만, 밤이라 굉장히 어두워서 아쉬웠다.
여담으로 식당으로 들어오면서 미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증명서 조회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실내에서 음식을 먹는 경우에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한다고 한다. 해당 조치는 2022년 3월 11일에 해제되었다.
미국에서 가장 좋은 건 대부분의 식당에서 버터와 빵을 한아름 준다는 것이다.
가볍게 굴로 시작. 두 종류의 굴을 한 개씩 맛보았는데, 살짝 다르긴 했지만 이게 개체 차이인지 산지 차이에서 기인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차이였다.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 위주로 주문했는데, 왼쪽 위부터 구운 연어, 구운 농어, 홍합 스튜, 뇨끼로 주문했는데 다들 맛있었다.
특히 이 농어구이가 맛있었다. 근래 먹었던 생선구이 중에는 가장 맛있었던 것 같은데, 고든램지가 그렇게 좋아하는 겉바속촉의 정의에 딱 맞게 구워져 나왔다.
디저트 가게에 가지 못한게 못내 아쉬워 점원 추천을 받아 주문한 디저트들. 이건 바닐라 빈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애플 월넛파이.
그리고 클래식한 스트로베리 치즈케이크. 둘다 달달하니 맛있었는데,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내 취향은 애플 월넛파이였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UberXL로 불렀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뒤에 타려고 하고 있으니 조수석에 타라고 해서 올 때와는 다른 취급에 의문을 느끼며 탑승했다.
가면서 느낀건 샌프란시스코가 굉장히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이었다. 여기가 유니언스퀘어 근처였는데, 보통 불금을 즐기러 붐빌 시간임에도 사람 찾기가 힘들어서 도시가 휑하다는 느낌이었다. 코로나의 여파가 크게 와닿는 순간들이었다. 다음주에 가는데 과연 지금도 그럴지 의문이다.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짐을 찾고, 보안검사를 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서 면세점에 들렀다가,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번에 처음 해 본 건데, 장거리 갈 땐 잠옷으로 갈아입는 것도 상당히 괜찮은듯. 내리기 전에 화장실에서 갈아입으면 깔끔하다.
오늘의 티켓. 나름 앞쪽 자리 창가로 배정받았는데, 미리 체크인할 때 괜찮은 자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오늘 타고갈 아시아나. 올 때와 마찬가지로 A350-941HGW 모델로 레지넘버는 HL8382로 올때 탔던 HL8383의 바로 전에 도입된 기재다. 유나이티드에서 일어난 엔진 폭발 사고로 인해 같은 기종인 보잉 777-200들이 그라운드되면서 아시아나의 장거리 노선은 대부분 A350으로 운항되고 있다.
탑승. 날개 바로 위 자리. 아시아나 A350의 장점 중 하나는 느리긴 하지만 기내 와이파이가 된다는 것이다.
첫 기내식은 이륙한 후 30분정도 뒤에 서브되었다. 이번에 주문한 건 비빔밥인데, 아시아나 이코노미는 한식이 잘 나오는 것 같다. 진저에일과 위스키를 부탁해서 진저하이볼을 반주로 곁들여 비빔밥을 먹었다. 고추장은 다 넣었더니 좀 매웠는데, 적당히 넣었어야 했다.
일본 상공에 도달하니 두 번째 기내식이 나온다. 역시 한식을 선택했는데, 이때는 대구로 추정되는 생선 요리가 제공되었다. 둘중에 고르라면 비빔밥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사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먹은거라 거의 기억이 안 나는 수준.
송도를 내려다보며 착륙한다.
하기한다. 그래도 내리는 속도는 빠른 편.
2년여만에 보는 한오환
내렸더니 충격적으로 줄이 길었다. 무슨 LA와 샌프란 등에서 오는 비행기 네 대가 한번에 풀렸는데, 줄 맨 앞에서는 단 두 명이 코로나 검사결과 체크를 하고 있었다. 줄 서는데만 두 시간쯤 걸렸는데, 인천공항에서 이렇게 오래 걸린 건 처음이었다. 5시에 도착했는데 공항을 빠져나온건 7시쯤... 이 줄 뒤에도 한번 더 체크하는 곳이 있어서 입국심사를 받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
어찌저찌 빠져나온 뒤에 보건소에서 PCR 검체를 채취하고 격리키트를 받아서 10일동안 격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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