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211127 Vegas

라스베가스 여행 - 4. 그랜드캐년 헬기 투어

루스티 2022. 6. 7. 08:08

오늘은 그랜드캐년 헬기 투어를 하는 날인데, 조금 여유가 있어서 Tableau라고 하는 호텔 안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헬기 투어가 반나절정도 걸린다고 해서 미리 밥을 좀 먹어둬야 할 것 같아서 먹었다.

빨리 되는 메뉴가 뭐 있나 물어보고, 벨지안 와플이 빨리 나온다길래 주문했는데, 분명히 Super fast라고 했지만 한 1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역시 미국에서 Super fast같은건 한국의 빨리빨리와는 다르다는 것을 또 배운다.

하지만 갓 구운 와플은 정말 맛있었고 (먼저 오신분들께는 죄송하게도) 버스시간에는 살짝 늦어버렸다...

버스를 타고 볼더시티 공항(Boulder City Airport, BLD)으로. 라스베가스 남동쪽의 볼더시티에 위치해 있으며, 특이사항으로는 공항 코드 BLD가 코네티컷의 브래들리 국제공항과 겹친다. 라스베가스 맥캐런 국제공항과는 달리 소형 공항으로, 주로 그랜드캐년 관광을 위한 경비행기와 헬기가 이용하는 공항이다. 원래는 다른 호텔을 경유하기도해서 소요시간이 50분으로 되어있는 모양이지만, 우리가 갈 때는 버스 한 대를 거의 전세로 갔기 때문에 호텔에서 공항까지 직행하여 30분정도가 소요되었다.

공항까지 타고 온 버스.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식으로 되어 있는데, 공항이라기보다는 라운지나 리셉션 같은 느낌이다. 나중에 보니 이곳은 Papillon Grand Canyon Helicopters라고 되어 있는데, 구글 지도에서 확인해봤을 때 다른 헬기/항공기 회사 건물도 있는 걸 보니 회사별로 다른 건물을 쓰는 모양.

여기에서 간단한 정보 확인을 하고, 세이프티 비디오를 시청한 후 파일럿이 와서 명단과 탑승 자리를 알려주고 활주로로 향한다. 예약할 때 몸무게를 제출하는데, 그걸 바탕으로 헬기 밸런싱을 하는 모양이다.

헬기와 기장님. 헬기 기종은 유로콥터 EC-130B4로 2011년에 생산된 기체이다. 식별번호는 N153GC. 헬기 앞에서 구명자켓과 안전벨트 착용에 대한 교육을 한번 더 하고, 구명자켓을 착용한 후 헬기에 탑승한다. 여담으로 헬기가 원래는 6인승으로 등록한 것 같은데, 우리가 탔을때는 파일럿까지 7명이었다.

헬기 탑승. 운이 좋게도 창가 자리에 배정되었다. 파일럿 바로 뒤 위치인데, 바깥을 구경하기에는 정말 좋은 자리기는 했지만 좌측 문의 진동이 꽤 심해서 무릎을 계속 대고 있어야 했다.

볼더시티를 보며 이륙.

먼저 눈에 들어오는 I-11 고속도로의 볼더시티 바이패스 구간. 2018년에 개통했다는데 헬기에서 봐도 새삥느낌이 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드 호(Lake Mead)가 보인다. 후버댐이 만들어낸 거대한 호수인데, 헬기에서 보여지는 호수가 정말 장관이다.

멀리 보이는 후버댐. 뉴딜 정책으로 건설된 대표적인 건축물로, 1931년 착공되어 1936년에 완성되었다. 너비 379m, 높이 221m의 거대한 댐은 면적 640km²의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고, 발전 용량은 2040MW에 달한다. 후버 댐 안의 콘크리트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완전히 굳지 않았다고 하며, 지속적으로 굳어져서 갈수록 견고한 댐이 된다고 한다.

이 때가 2021년 겨울이었는데, 2020년부터 지속되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미드 호의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밝은 모래색의 바닥이 드러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의 면적이 꽤 넓다.

콜로라도 강이 미드 호로 유입되는 곳. 콜로라도 강의 유속은 꽤 빠른 편이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토사가 호수로 유입된다. 이쪽에서도 가뭄으로 인해 땅의 색이 다른 바닥이 바닥이 드러난 것을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캐년이 시작된다.

콜로라도 고원이 융기되는 동안 콜로라도 강이 암석층을 침식하면서 거대한 협곡을 만들어냈고, 자연이 깎아낸 협곡은 정말 장관이다.

헬기는 어느정도 고도를 올려서 애리조나 강을 따라간다. 여기서부터는 애리조나 주인데, 애리조나 주는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주와는 다르게 산악 시간대를 사용한다.(UTC-07) 네바다는 캘리포니아와 함께 태평양 시간대(UTC-08)을 쓰지만,

헬기는 협곡 사이로 비행하다가 착륙한다.

착륙지. 웨스트림 근처에 피크닉 장소가 몇 군데 있고, 그 중에 하나를 가게 되는 것 같다.

가까이에서 보는 협곡과 콜로라도 강. 강에서 래프팅을 하는 상품도 있다는 듯 하다. 한 20분정도 근처를 구경하고

피크닉장에 가니 샴페인 한 잔과 간단한 주전부리들을 주는데, 필요하면 더 달라고 할 수도 있다. 파일럿은 안 마시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안 마신다고 한다.

다시 헬기를 타고 이륙. 바로 공항으로 돌아가나 했더니 공항으로 향한다.

얼마 가지 않아서 다시 착륙한다. 그랜드캐년 웨스트 공항으로, 웨스트 림 투어의 경비행기가 오는 곳이기도 한데, 헬기는 여기서 급유를 하고 출발한다.

급유중일 때는 헬기에 탈 수 없게 되어있어서 잠시 내려서 급유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바깥쪽으로 나와 있으면 되는데, 급유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5분 정도이니 살짝 주변을 돌아봐도 될 것 같다.

근처에는 캠핑장도 있다. 그랜드캐년을 차로 올 경우는 일주일 동안 돌아다니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런 캠핑장에서 머물기도 하는 모양.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의 모습. 협곡에 서서 보는 것도 웅장하겠지만, 이렇게 헬기에서 보는 것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베가스로 돌아가는 길. 고원이 끝나면 지대가 확 낮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조망이 가능하다.

다른 헬기와 편대비행을 하며 볼더시티로 돌아간다.

굽이굽이 흐르는 콜로라도 강을 보는 것도 장관이다. 간 만큼의 시간이 걸려서 다시 출발했던 볼더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구글 타임라인으로 기록한 헬기 탑승 경로.

타고왔던 것보다는 좀 더 작은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9시에 출발해서 1시쯤 돌아왔으니 약 4시간쯤 소요된 것 같다. 클룩이나 마이리얼트립 등에서 헬기 투어를 예약할 수 있는데, 가격이 꽤 되긴 하지만 베가스에 왔고 그랜드캐년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쯤은 꼭 해보면 좋을듯한 액티비티이다. 다음에 와서 기회가 된다면 사우스림 경비행기 투어를 해보고 싶지만, 워낙 인기가 좋아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이 자리를 빌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신 메가존 관계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