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꽤 늦게 잔 것 같은데, 아침 7시쯤 눈이 떠져서 일어나버렸다.
시간나면 하려고 했던 아마존 반품을 하러 출발. 아마존에서 사이즈가 큰 옷을 샀는데 이걸 반품하기도 어렵고 해서 들고있다가 라스베가스 오는 김에 환불해볼까 하는 생각에 가져와 보았다. 아마존 반품은 택배로 처리하면 배송비가 발생하지만 UPS Store이나 Amazon HUB, Whole Foods같은 곳에 가져다주면 무료로 처리되는데,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반품처는 대략 3.5km정도 떨어진 곳이어서, 산책이나 할 겸 한번 걸어가보게 되었다.
연휴가 끝난 평일, 이른 아침의 햇살이 창틀 사이로 스며든 호텔 입구는 차분한 아름다움이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초록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이국적인 느낌. 크리스마스 시즌에 남반구라서 여름인 호주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
아침의 베네시안. 광각렌즈에 겨우 들어가는 베네치아 분위기의 웅장한 건축물에 압도당하면서 길을 떠난다.
조금 걸어가다가 만난 신기하게 생긴 건축물의 공사장. MSG Sphere이라는 베네시안의 구(球)형 아레나라고 한다. 원래대로라면 2021년에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어 2023년 개장 예정이라고 한다.
가로수가 야자나무인데, 정말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조금 놀랐다. 지나갈 때는 리조트 들어가는 길인가 싶었는데 심지어 리조트 내부도 아니고 공도였어서 '미국에서 이런 게 된다고?'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공들여 관리한 정원 수준으로 잘 되어 있었는데, 미국의 공도에서 이정도로 깔끔한 도로를 본 건 처음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30분정도 걸어서 UPS Store에 도착.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발급받은 바코드를 찍고, 상품을 전달한 뒤 영수증을 받고 끝이었다. 약간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일처리가 끝나서 옆에 있는 슈퍼마켓인 Albertsons를 구경하러 갔다.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던 큰 매장. 원래 집에서 쓸 바비큐 용으로 코셔 솔트를 하나 살 예정이었는데, 마침 보이길래 하나 집어들었다.
각종 생선들. 필레를 떠 둔것들인데 상당히 저렴하다. 마리네이드된것도 있고 생으로 파는것도 있는데, 연어 필레 하나에 10불 언저리인걸 보니 상당히 저렴하다. 한국에서는 코스트코에서 사도 대략 3만원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물론 요즘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훨씬 더 올랐지만) 미국이 식자재 가격은 상당히 저렴해서 요리를 직접 할 수 있으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걸 많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육류들. 마블링을 중시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지만, 신선하고 저렴하다.
사막 한가운데라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갑각류와 조개, 게까지 해산물 종류도 상당히 많다.
갖가지 요거트와 유제품들. 한국에 있는것도 있고, 처음보는 것도 있는데 여기쯤 와서는 정말 참을 수 없어져서 블루베리 요거트를 사 보았다.
호텔에 와서 조금 쉬다가, 마침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이었기 때문에 아울렛으로 쇼핑을 갔다. 멀리 앙코르와 새로 개장한 빨간색의 리조트 월드가 보인다. 2021년 개장한 이 59층짜리 호텔에는 3개의 힐튼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데, 3,506개의 객실로 세계에서 가장 큰 힐튼 계열 호텔이라고 한다. 힐튼과 콘래드, 그리고 콘래드보다 상위등급인 크록포드(LXR)이 들어서 있고, 이중 콘래드도 세계에서 가장 객실 수가 많다고 한다.
라스베가스 명물이라는 스트라토스피어도 지나가고 (두번 왔는데 두 번 다 못갔다는 슬픈 전설이)
10분정도 달려 아울렛에 도착. 라스베가스의 큰 아울렛이라고 하면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과 사우스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는데, 저번에도 왔던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에 또 왔다. 그떄 왔을 땐 미처 알아채지 못했는데, 한국의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 가면 볼 수 있는 그 사이먼이 운영하고 있다.
먼저 밥부터 먹으러, 어딜 갈까 하다가 유행이 살짝 지나가긴 했지만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치즈케이크 팩토리에 갔다. 사실 이거 말고는 아울렛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쉐이크쉑이나 푸드코트 정도 있어서 살짝 애매했던 것도 있다.
잠깐 대기한 후 입장. 진열대에는 갖가지 케이크들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종류도 많다. 무엇보다 한국은 케이크만 팔고 음식은 없다는 차이가...
사실 케이크 종류만 해도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다. 여기에 보이는 것만 해도 36가지라서 베스킨라빈스보다 더 자유롭게 골라먹을 수 있다는...
음식 메뉴들도 다양하고 가격도 좋다. 런치 메뉴도 따로 있는데, 3~4불정도 저렴한듯.
쉐어디시로 주문한 치킨
베네딕트 에그에 환장한 사람은 여기에서도 베네딕트 에그를 주문했다. 수란은 칼로 그었을때 노른자가 줄줄 흘러내려서 합격점. 그리고 홀랜다이즈 소스가 맛있어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케이크집에 왔으니 또 케이크를 먹어보지 않을 수 없어서, 심플하게 딸기치즈케이크로 주문해 보았는데 생각해보니 이건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맛이었던 것 같아서 살짝 아쉽기도 하다.
열심히 쇼핑을 하고,(너무 열심히 하느라 사진이 하나도 없다) 카 쇼를 보기 위해서 MGM 호텔에 왔다.
저녁은 간단하게 MGM호텔에 있는 Grand Wok이라는 중국음식점에서 완탕면. 완탕과 국물은 맛있었으나 면이 잘 안 넘어가서 면은 거의 남겼다.
꽤 남쪽인 MGM호텔까지 온 이유는 라스베가스 3대 쇼라는 카 쇼를 보기 위해서였다. 오 쇼와 르레브쇼와 더불어 라스베가스의 3대 쇼라고 하는 카 쇼는 불을 테마로 한 쇼인데, 2005년에 개장했다고 한다. 가는길에 우버 드라이버는 자신이 어릴때도 이 쇼를 봤고 지금도 하고있다면서 재미있어했다.
입장. 밥먹기 전에 왔을때는 한산해서 사람이 적으려나 했는데 시간맞춰오니 바글바글 한 게 다들 입장시간에 맞춰서 오는 것 같다.
기대가 높았는지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스토리가 있고 공중에서 사람들이 연기하는 것은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서 한번쯤은 볼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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