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50분 인천공항. 9시 비행기라 대중교통을 타고 올까도 했으나 코로나때문에 결국 차를 타고 오는 것으로 결정되어 엄청나게 빨리 도착했다.
주차비가 대략 5만원정도 나오고 톨비가 7천원이니 택시나 타다보다는 싸고, 공항버스 두 명 분 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다.
도쿄에서 방콕을 끼워 삿포로로 가는 비즈니스 이원구간의 마지막 여정을 발권한다.
이코노미는 그래도 사람이 있는 편인데 비즈니스 수속 줄에는 사람이 없다.
아무래도 싱가포르-인천을 이용하는 중국인은 적으니까 실버크리스 라운지로 직행.
저번에도 왔지만 아시아나 라운지보다 밥이 맛있다.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전세내다시피한 라운지. 코로나 걱정도 잠깐 놓을 수 있
어디에 앉아도 상관없을 정도다.
찬찬히 메뉴를 살펴본다. 구운 야채와 스크램블드 에그, 불고기와 치킨 데리야끼. 사진 오른쪽으로는 해시브라운과 베이컨 소세지까지 있다.
스프는 완탕 습과 죽 메뉴.
연어와 카프레제 샐러드, 과일들도 괜찮았다. 연어와 치즈는 지난번처럼 맛있었다.
작은 유리그릇에 담긴 미니 샐러드들과 몇 가지 카나페들까지 메뉴 구성을 보면 참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밖에 없어서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디저트 코너. 저번에 왔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디저트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딸기 시즌에 맞춰 다채로운 딸기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엔 따로 딸기뷔페 안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스칠 정도. 라운지에서 케이크와 슈, 롤과 과일 타르트, 초콜릿, 카스테라 등등 디저트만 먹어도 충분한 느낌이다.
조금 뒤에 기내식을 먹겠지만... 꽤나 풍족한 아침이다.
일찍 일어나서 살짝 속이 안 좋았는데 완탕국이 풀어주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오늘도 칵테일 바에 가서 한 잔 주문. 저번의 실버크리스 슬링에 이은 카푸치노 마티니. 아침이니 술을 좀 덜 넣고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보드카와 프랑젤리코, 베일리스와 깔루아의 조합.
디저트 모음샷. 과일 타르트가 제일 맛있었고, 진한 마카롱도 맛있었다. 카스테라와 롤케잌, 미니슈는 쏘쏘.
초콜릿은 애초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맛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1열을, 그것도 1A를 받아보고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결국 못 받아봤다.
아시아나는 시설이나 체크인 카운터가 1터미널 동편에 몰려있기도 하고, 라운지도 동편이 메인인데 오늘은 서쪽 끝 자리다.
오늘의 기재는 아시아나에 얼마 남지 않은 보잉 767-38E 기종 HL7248. 2020년 2월 기준으로 한국에 등록된 대형 항공사 보유 기체 중 가장 오래된 여객 기종이다.
화물기종까지 합치면 같은 항공사의 B744 BDSF HL7413 화물기가 가장 오래된 기종이기는 하지만 이건 승객으로 탈 일이 없으니 논외.
처음에 예약했을 때는 A321이었는데, 삿포로 눈 축제 기간이라 승객이 많아진 탓인지 두 주 전쯤 보잉 763으로 기재변경되었다.
763은 오래된 기종 뿐이라 살짝 걱정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체가 당첨이라는 슬픈 사실.
사실 오래된 비행기도 관리만 잘 되면 괜찮은데 요즘 회사가 말도많고 탈도 많은 관계로 유지보수가 잘 안 되어 지연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767은 광동체기는 한데 기체 사이즈가 애매한지라 비즈니스도 5열 배치다. 가운데열은 살짝 붕뜬 느낌일듯. 참고로 이코노미는 2-3-2 배열이다.
좌석은 A330과 같은 미끄럼틀 좌석인데, 어자피 멀리가는 게 아니라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좌석 자체는 고속버스 우등시트인 A321에 달린것보다는 좋은듯.
비즈니스는 AVOD가 있긴 한데 굳이 쓰지는 않았다. 이코노미는 이것도 없다는 것 같고.
가장 오래된 여객기답게 리플렛 꽃이가 떨어져서 덜렁대는데 비즈에서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지;
그 덕에 기체가 흔들릴 때마다 삐그덕거리는 소리는 덤. 이착륙할때 상당히 신경쓰인다.
8시 50분에 게이트를 닫았는데 30분이 지나서 옆차가 들어오고 나서야 푸시백을 시작한다. 관제탑이 까먹은 게 아니면 이렇게 될리가 없는데 ㅡㅡ
비즈니스석 창문은 두 개다. 바깥쪽에서 볼 때는 타원형인데 안쪽은 사각형에 가깝게 디자인되어있는 건 767 특징인듯.
식사는 몽골식 쇠고기 요리와 구운 연어 요리 두 종류로 제공된다. 전채와 후식은 동일하게 시저샐러드와 감 판나코타.
한식같은건 따로 제공되지 않는 것 같다. 나름 도쿄보다 멀리 2시간 반쯤 날아가는 노선인데 살짝 아쉬운 부분.
이륙. 동해쯤 가니 그나마 하늘이 맑아진다.
비행기 타는동안 계속 먼지가 센서에 붙은 듯 거슬리는 사태가...
기내식이 나온다. 먼저 몽골식 쇠고기 요리부터.
음료는 홍차를 부탁드렸다. 저번에 와인은 어지간한건 다 먹었고 디저트 와인이나 먹고싶었는데 디저트와인은 딱히 없었던 관계로...
이쪽은 구운 연어 요리. 구성 자체는 방콕 > 인천의 도미 찜 요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콤한 몽골식 소스를 곁들인 소고기 구이라는데 불고기와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
감 판나코타가 맛있었다. 특히 바닐라빈이 씹히는게 정말 맛있었다
가볍게 오렌지 주스.
기내에서 물을 좀 많이 마시면 좋은데 수분 섭취가 힘들긴 하다.
태평양일듯. 구름이 뒤덮은 해뜨는 바다의 모습이 아름답다.
갑자기 구름을 통과하니 보이는 눈 쌓인 광경에 홋카이도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리플렛 홀더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신치토세 공항에 무사히 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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