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를 조금 돌아다니다가 뵤도인(平等院, 평등원)으로.
고도 교토의 문화재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단풍이 살짝 물들기 시작한 뵤도인. 아쉽게도 날씨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죽순이 무성한 입구. 큰 비석과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 본다. 입장료는 600엔.
문을 건너 안으로 들어가면 호오도의 좌측면이 맞아준다.
호오도와 뵤도인의 정원은 불교의 극락정토와 아미타여래를 현세에 구현하여 명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게 정설이라고 한다.
서기 998년 헤이안 시대의 섭정 후지와라노 미치나가(藤原道長)의 별장인 우지도노(宇治殿)로 지어졌으나, 그의 사후인 1052년 장남인 후지와라노 요리미치(藤原頼通)에 의해 사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1053년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호오도가 건립되었다.
호오도(鳳凰堂, 봉황당) 전경. 봉황당이라는 이름은 용마루 좌우에 위치한 청동도금 봉황으로부터 유래되었는데, 지금 있는 것은 새로 만들어 제작한 것이고 실물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평소에는 300엔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도 있는 모양이지만, 공사가 있어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겉에서 둘러 보았다. 호오도 주위에는 우지가와에서 끌어온 물로 연못을 만들어 두었는데, 이는 물 위에 떠있는 듯 한 극락정토를 표방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용마루에 위치한 봉황은 만엔권 지폐의 도안으로 쓰이고 있고, 호오도는 일본의 10엔 주화에도 사용될 정도로 일본 문화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대부분 10엔 주화에 있는 호오도의 모습과 함께 호오도를 카메라에 담는다.
비록 봉황당의 안쪽으로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측면으로 안쪽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뵤도인에 위치한 박물관인 호쇼칸(봉상관)으로 이어지는 길목.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못 찍었는데, 들어가면 간단한 영상을 통해 뵤도인의 역사나 유물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안에는 아미타여래와 범종이 소장되어 있고, 원래 용마루에 있었던 봉황상도 전시되고 있다. 갖가지 모습의 공양 보살상도 전시되어 있는데, 구름을 타고 악기를 연주한다거나 기도를 하는 보살상을 볼 수 있다.
호쇼칸을 나와 걷다 보면 죠도인(浄土院, 정토원)에 이르는데, 이곳은 15세기 말 정토종의 에이쿠(栄久)고승이 황폐해졌던 뵤도인의 복구를 위해 세운 사찰이다. 뵤도인은 1052년 이래로 천태종에서 관리하여 후지와라 가문의 사찰로 기능했다. 당시에는 호오도 뿐 아니라 우지가와 근처의 본당과 다른 여러 건물이 존재했으나, 헤이안 시대 후기가 되면서 후지와라 가문이 쇠퇴하고 덩달아 뵤도인 또한 황폐화되면서 이러한 건물들은 소실되고 만다.
그 후 정토종이 세력을 얻으면서 1500년경 정토종의 에이쿠 고승에 의해 뵤도인이 복구되는데, 그 과정에서 세워진 사찰이 이 죠도인이다.
죠도인의 안쪽에는 배를 탄 아미타여래가 위치하고 있다.
죠도인의 오른쪽에는 라칸도(羅漢堂, 나한당)이 위치하고 있으며 건립 당시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돌면 뵤도인 전체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들어왔던 쪽으로 나오게 된다.
연못에는 잉어가 헤엄치고 있을 정도로 수질이 좋은 듯.
100년 전에는 연못에 연꽃이 가득했다고 하는데, 현대에는 연꽃은 없어졌다고 한다.
장내를 휘감고 있던 향기의 발원이었던 금목서 향을 맡으며 뵤도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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