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케가 끝나고 시부야로 돌아와서 도큐핸즈를 돌다가 배가 고파져서 저녁을 먹으러 왔다.
일본은 1년의 마지막 날, 섣달 그믐을 토시코시(年越し)라고 하고, 이날 하는 여러가지 관습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소바를 먹는 것이다.
이 날 먹는 소바를 토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라고 한다.
그래서 소바를 먹으러 왔는데
소바만 먹기는 심심하니 오야코동과 함께 주문.
소바 세트를 주문. 참고로 토시코시 소바는 해를 넘겨서 먹으면 재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토시코시 소바 세트.
소바를 먹는 이유로는 소바가 잘 끊어지는 것으로부터 그 해의 고생이나 악운을 자른다는 설과 메밀이 가늘고 긴 것으로부터 연명과 장수를 기원했다는 설 등 여러가지가 있다는 듯.
1800년대의 오사카에서도 이러한 풍습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오래된 관습인 것 같다.
할로윈에도 돌아다니던 마리오 카트.
신년에도 마리오가또...
작년까지는 시부야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크게 했었는데 사람이 너무 몰리는 문제 등으로 인해 올해는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메이지 신궁을 가기로 함.
여튼 소바를 먹고 시부야의 한 까페에 앉아서 홍백가합전을 보면서 애플 복주머니를 기다려볼까...하고 있었는데
애플이 올해는 그런 거 없다고 발표한걸 발견해서 시무룩해졌다...
아니 작년까진 멀쩡하게 한 걸...
아마 사람들이 너무 몰리는데다가 통제가 불가능할정도가 되어서 취소시킨 듯.
데레세컨이 열렸던 국립 요요기 경기장.
오늘도 사람이 잔뜩 있는 걸 보니 카운트다운 라이브라도 하는듯 해서 망원으로 당겨보았다.
아니나다를까 하마사키 아유미의 카운트다운 라이브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를 풍미했던 일본의 여가수라고.
일본은 이런 카운트다운 라이브가 꽤 많은 듯 한데, 이날 요코하마에선 난죠가 프립사이드 카운트다운 라이브를 했다던가...
그래서 홍백가합전도 불참했다는 것 같고.
메이지 신궁 입구.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
이쪽은 신궁에서 나오는 길이고
이쪽 개찰구가 열리는건 오늘 처음 본 듯 하다.
당연하게도, 평소엔 쓰이지 않는 개찰이기 때문.
메이지 신궁의 연초 3일간 방문객은 300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하라주쿠역의 중앙 승강장으로는 전부 처리하는게 불가능하고,
그래서 임시 승강장을 쓰게 된다.
이쪽 사진은 뒤에 더...
하라주쿠 거리에서 쭉 이어지는 노점상들.
진짜 일본의 축제 분위기같이 각종 먹을걸 팔고 있다. 야끼소바라거나 오꼬노미야끼라거나 타코야끼라거나...
야끼소바를 하나 사 보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아까 소바 먹은거같은데 또먹음...
근데 이 계란의 자태를 보니까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뭐 그렇다구요...
그리고 신궁으로 입장.
여기까지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 보였기 때문에 막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걸어갔다.
뭘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잔뜩 쌓여있던 나무통들.
이때 태어난 사람이 하츠모데를 오면 좋다는걸까...
이것도 뭔지 모를 등들이 잔뜩 달려있었다.
여기까지는 여유로운 편이었는데...
별로 여유롭지 않은 것 같군요.
조금 기다려서 찍었더니 뒤쪽으로도 줄이 잔뜩 생겨서 이제 나갈수도 없게 되어버린 듯 하다.
아 뭐 나갈 순 있다. 왼쪽에 좁은 통로를 만들어둬서 화장실같은거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해 줌.
앞의 대형 모니터로는 북치는 장면을 생중계해줬다.
얼마나 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치는 것 같던데...
아 그리고 기미가요도 틀어주던데 옆에사람들 다 따라부르더라 애국가급임
新年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일본의 신년 인사이다. 다들 あけました!그러던데.
직역하면 뜻이 이상하게 되긴 하는데 의역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
12시까지 참배객들을 막아두고 있었던 듯.
12시 지나니까 행렬이 쭉 움직이기 시작해서 빨리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저게 메이지신궁의 본당.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고 경찰관도 엄청나게 많고...
꽤 앞까지 전진할 수 있었다. 안에 북이 보이고 신사의 사람이 보이고 사람들은 그 앞에 동전을 던진다.
맨 앞에서 찍은 모습. 바닥에 천을 깔아뒀는데, 사람들이 그 위로 동전을 던지기 때문에 회수하기 쉽게 천을 깔아둔 듯 하다.
이거 회수하는것도 일일듯. 300만명이 1엔만 던지고 가도 300만엔이긴 한데... 동전 300만엔...
생각하고싶지 않군요.
이렇게 하츠모데를 하는 걸 니넨마이리(二年参り)라고도 한다. 2년에 걸쳐 참배한다는 뜻.
본당을 나오면 이것저것 신년 물품같은걸 판다.
복주머니라거나 제기라고 하나... 그런 여러가지를 파는듯. 여긴 관심없으니까 지나가고...
오미쿠지 파는걸 발견해서 사 보았다.
길이나 흉같은건 써있지 않고 그냥 뭐 열심히 살라는 얘기가 적혀있었음.
나오니까 또 뭐 여러가지 파는 노점상들이 잔뜩 있어서
팥죽을 먹었습니다.
오조니(おぞに, 일본에서 새해에 먹는 떡국)를 못 먹었는데 이 안에 떡이 있었으니까 그걸로 퉁침.
역시 연출샷은 믿으면 안 되는 거에요!
그리고 나서 하라주쿠역으로 되돌아왔다.
신주쿠&이케부쿠로 방면 야마노테센은 이쪽에서만 탈 수 있다. 신기했음. 타볼 껄 그랬나...
결국 신년이 다 지나도록 이 플랫폼에서 타보진 못했다. 1월1일에 어디 가는데 정차하는 동안 잠깐 플랫폼만 밟아봄.
이런 느낌. 언제 만들어졌는지 짐작도 안 갈 시설들이다.
저런거 막 시골역가면 저렇게 생긴거 볼 수 있는데...
원래 플랫폼에서 본 임시 승강장.
여기에 이렇게 사람이 있는걸 볼 수 있는 건 이 때가 유일하다.
플랫폼이 신궁에서 가장 가까운데다가 이날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다들 저쪽으로 가서 타는 듯.
본선 플랫폼보다 임시 승강장 사람이 많았다.
아참 오늘은 신년이기 때문에 모든 철도회사가 연장운행을 하는데, 도쿄메트로는 24시간 운전을 하고 JR이나 사철들도 3시까지 연장운행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야마노테센은 거의 밤 내내 운영할 분위기였는데...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안쪽에서 본 입구와 행선기.
준비중이라고만 써있는 행선지를 보는것도 재미있었다.
임시 개찰...
역명판과 함께.
사람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임시승강장은 금방 가득 찬다.
야마노테선...
세상에 새해 처음으로 본 열차가 야마노테선 랩핑열차야
여러 의미에서 대단한 것 같다.
이시간에 움직이는게 또 있구나 싶어서 뭔가해서 보니까
사이쿄선이었다.
이시간에 이게 움직인다는것도 참 대단한듯.
그리고 덴엔토시선 막차를 겨우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왔을때가 3시쯤이었나...
바로 쓰러져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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