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를 타고 고료카쿠로 간다. 고료카쿠는 위치가 아무래도 애매해서 노면전차역에서도 도보로 10분 넘게 걸리고, JR로 가면 역에서 30분쯤 걸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택시를 타더라도 시내 도로가 빠른 편이 아니라서 오래 걸리지만 이게 가장 편하긴 하다.

고료카쿠 타워에 올라 보았다. 사실 고료카쿠의 벚꽃이 5월 초까지 핀다는 것만 듣고 열심히 와 봤는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벚꽃이 너무 빨리 피는 바람에 이미 꽃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초록의 고료카쿠가 되어 버렸다.
2023년 하코다테의 벚꽃 개화는 4월 14일이었고, 만개는 4월 20일이었는데 두 기록 모두 1953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이른 기록이었다고 한다. 평년이면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이 절정이니 시기에 맞게 오긴 했는데 아쉬웠다.

고료카쿠에 심긴 1,500그루 남짓 중 대부분은 소메이요시노라서 이쪽은 다 져 버렸고, 사이사이 섞여 있는 늦게 피는 겹벚꽃만이 드물게 남아 있었다.

항구 방면으로 한 컷. 이쪽도 아주 조금 벚꽃이 남아 있었다.

간간이 남아있는 벚꽃들 옆에는 사람들이 늦은 꽃놀이를 하고 있다.

고료카쿠에 벚꽃이 없으니 타워 안에도 사람이 별로 없다.

옛 고료카쿠의 모형. 부교쇼(봉행소) 건물들의 원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복원된 건 그중 일부뿐이다. 부교쇼는 막부 시대의 관공서를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기념품샵 안엔 여전히 벚꽃 상품들이 즐비하다.

해자를 가르며 오리가 헤엄친다.

대여 보트 선착장도 있어서 노를 저어 해자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마지막 잎새 같은 벚꽃이 남아 있었다.

열흘쯤 전 런던에서 봤던 겹벚꽃과 같은 칸잔이다.

칸잔이 늘어져 있는 하코다테 부교쇼와 수양벚꽃이 늘어져 있는 효로코. 효로코는 흙창고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한다.

하코다테 부교쇼. 지금 있는 것은 2010년에 복원된 것이다. 원래는 고료카쿠 타워의 모형에서 볼 수 있듯이 여러 채로 구성된 목조 건물이었는데 지금 법규로는 그대로 지을 수 없어 약 3분의 1만 되살렸다고 한다.

복원되지 않은 나머지는 바닥에 선으로 윤곽만 그려 두었다. 안내판 도면에 복원된 범위가 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벚꽃놀이 기간이 4월 22일부터 5월 7일이라고 되어있는데, 5월 5일이었지만 벚꽃은 이미 거의 다 져버린 뒤였다.

져버린 벚꽃 사이에 아마도 철쭉 한 그루가 외로이 붉게 피어 있다.

성벽 안쪽 벚나무 길도 꽃은 다 지고 잎만 무성하다.

슬슬 해가 진다.

조명이 들어오며 물에도 반영이 진다.

고료카쿠 모양 안에 구 하코다테구(函館区) 공회당이 그려져 있는 맨홀뚜껑.

날이 어두워지니 조명이 포인트가 되어 분위기가 좋아졌다.

벚꽃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왔다 갈 만했다. 이제 밥을 먹으러 가 본다.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