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 - 4. The Breakfast Club에서의 아침

버스를 타고 다시 소호로 돌아간다. 2층에 앉아 가다 보니 피카딜리 서커스가 지나갔다.

아침을 먹으러 온 곳은 The Breakfast Club 소호점. 2005년에 조너선 아라나모턴과 앨리슨 루니가 바로 이 건물에 낸 1호점이 시작이라고 한다. 문을 열었을 때는 계란 요리를 팔지 않았는데, Breakfast Club이라는 가게 이름을 보고 사람들이 영국식 아침을 먹으러 찾아오자 그 이후에야 계란 요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영국식 아침이 주력이 되어 하루 종일 아침 메뉴를 내는 브런치 식당이 되었다. 지금은 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팬케이크, 에그 베네딕트, 프라이드 치킨 등을 파는데,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문 앞에 줄을 서는 식당이다.

메뉴판. 크게 샌드위치, 카페 클래식, 클럽 클래식, 베네딕트, 프라이드 치킨, 팬케이크 정도의 대분류가 나뉘어져 있다. 65살이 넘으면 어떤 메뉴든 15%를 깎아준다고 한다.

카페라떼. 라떼아트를 아름답게 내어 주셨다. 커피는 전 지점이 함께 쓰는 모닝 글로리라는 자체 블렌드를 사용한다고 한다.

내가 주문한 트러플 머시룸 베네딕트. 구운 잉글리시 머핀에 포토벨로 버섯과 수란을 얹고 트러플 홀랜다이즈를 끼얹은 것으로 14파운드다.

수란은 노른자가 줄줄 흘러내리지는 않지만 완전히 익지 않아 찐득거리는 거의 완벽한 수준의 익힘이었다.

같이 시킨 에그 베네딕트와 팬케이크. 베네딕트 쪽은 바삭한 베이컨과 수란에 홀랜다이즈를 올린 기본형이고, 팬케이크는 The All American이라는 이름의 18파운드짜리 한 접시다. 메뉴판에는 이 요리가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물건이라고 적어 놓고는 괄호 안에 그래 봐야 D급 유명세라고 영국식 유머를 덧붙여 두었다. 팬케이크에 베이컨과 미국식이 아닌 제대로 된 영국 소시지, 깍둑썰기한 홈 스타일 포테이토, 반숙 계란 후라이, 메이플 시럽이 함께 나온다.

에그 베네딕트의 유래로는 1894년 뉴욕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숙취에 시달리던 증권 중개인 러뮤얼 베네딕트가 월도프 호텔에서 버터 바른 토스트에 베이컨과 수란, 홀랜다이즈 소스를 주문한 것을 주방장이 정식 메뉴로 만들면서 토스트를 잉글리시 머핀으로 바꾸어 지금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위치는 소호 내부에 있어서 어제 갔던 어니스트 버거 소호점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일이 끝나고 차이나타운에 와 보았다. 딱히 목적이 있어 온 것은 아니라 거리 위를 빼곡히 덮은 등롱을 올려다보며 걸었다. 런던의 중국계는 대부분 홍콩 신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1950년대에 태국산 값싼 쌀이 홍콩 시장을 뒤덮으면서 신계의 논농사가 무너졌고, 홍콩에 새로 들어선 공장에도 들어가지 못한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영국으로 건너왔다. 이들이 고향 음식을 영국인 입맛에 맞춰 내며 뿌리내린 것이 지금 이 거리의 식당들이다.

피카딜리 서커스의 전광판을 보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1908년 페리에 광고로 시작한 곳인데, 2017년에 여섯 개로 나뉘어 있던 화면을 곡면 스크린 하나로 갈아 끼우면서 유럽에서 가장 큰 광고판이 되었다. 이중 코카콜라 광고판은 1955년부터 한 번도 내린 적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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