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식을 먹고 나오니 거의 12시가 다 되었다. 오늘은 베네치아를 좀 더 돌아보려고 했는데, 호텔 1층의 Travel agency에게 반나절 정도 돌아볼만한 곳이 없을지 물어봤더니 자르디니라고 하는 베네치아 본섬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지역을 추천받아 돌아보게 되었다.

호텔이 있는 주데카 섬에서도 호텔에서 좀 걸으면 바포레토를 탈 수 있다. 호텔 셔틀을 놓쳤다면 걸어서 바포레토를 타러가는 편이 빠르다.

바포레토를 타고 자르디니쪽으로 가 본다. 한 번에 갈 수는 없고, 산 마르코 광장 앞에서 다른 수상버스로 갈아타고 이동했다.

지나가다 본, 범선일까 했지만 현대식 갑판과 선실을 보고 단지 돛으로 추가동력을 얻는 배라는걸 깨달았던 요트.
휴양지답게 디자인이 수려한 고급 요트가 많았다.

바포레토에서 내린 곳은 베네치아 동쪽 끝 자르디니 지역 자르디니 비엔날레 정거장이다. 비엔날레 정원을 중심으로 아르세날레와 산텔레나까지 이어지는 곳이다.

내리자마자 범상치 않은 청동 독수리상이 맞아준다. 190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탈리아 시인 조수에 카르두치를 기리는 기념비라고 한다. 이탈리아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라고 하니 비엔날레 정거장 바로 앞에 있을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엔날레 정원이 이 지역의 명물인데, 우리가 갔을때는 2년마다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예술 축제인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었다. 홀수 해에는 예술, 짝수 해에는 건축 비엔날레가 열리는데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예술 비엔날레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 조형물도 예술 비엔날레의 전시품이었다.
안쪽에는 각국의 파빌리온들이 있는데, 비엔날레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기에는 워낙 예술에 문외한이라 동네 산책을 즐기기로 했다.

대신 비엔날레 공원을 한바퀴 돌아 베네치아의 생활상이 보이는 골목길로 향한다.

베네치아의 실생활상이 잘 보이는 골목길. 도르래를 이용해 빨래를 넌다고 한다.

다들 자가용 보트 한 대 씩은 가지고 있는듯한 느낌의 베네치아.

비엔날레 지구를 한 바퀴 돌면 카스텔로 공원 지대라고 하는 이런 숲길이 이어지는데 이런 숲길이야말로 베네치아에서 보기 힘든, 자르디니의 보물같은 곳이었다. 조금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자연을 즐길 수도 있는, 베네치아가 돌로 덮인 섬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에는 이 공원이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계속해서 골목을 걷다가 발견한 작은 수로와 집으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

조용하고 고즈넉한, 산 마르코와는 정반대의 느낌이었던 자르디니를 둘러보고 떠난다.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다가 여자친구의 모자를 잃어버려서 숲길로 돌아가는 사고가 있었지만 앉아있던 벤치에 그대로 있어서 무사히 회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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