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롯코호에서 내려 쿠시로에서 네무로까지 가는 보통열차를 타러 왔다. 쿠시로–네무로 구간은 네무로 본선이지만 하나사키선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쿠시로역을 떠나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선로를 달린다.

목초지 너머로 산 한쪽을 깎아내고 있었다.

몬시즈역 부근에서 잠깐 보이는 앗케시만. 저번과 달리 물 색이 탁하고 파도도 좀 있는 편이었다.

앗케시역을 지나면 바로 앗케시호가 펼쳐진다. 6월에 왔을 때는 초록이 짙었는데, 9월 말이 되니 물가의 풀이 누렇게 물들어 있었다. 여름의 모습이 더 아름다웠던 것 같다.

앗케시호 북쪽으로 이어지는 베칸베우시 습원. 키 작은 나무가 가끔 서 있는 황갈색의 초원이 한참 이어진다.

이번에도 챠나이역에서 교행한다. 6월에는 쾌속을 타고도 여기에서 교행대기를 했는데, 보통열차도 마찬가지였다.

역사 내부. 나무로 마감한 대합실 한쪽에 제설기가 서 있고, 진열장에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들이 놓여 있었다.

단량동차의 교행 열차가 들어온 뒤 출발.

가다가 불쌍한 사슴을 치어 버려서 사슴이 선로 위에 꼬꾸라진 탓에 운전사분이 사슴을 끄집어내러 가셨다. 이런 적은 처음인데, 운전사분은 익숙하다는듯 사슴을 선로 밖으로 보내 버리고 돌아오셨다.

네무로에 가까워지면 다시 태평양이 보인다. 생각해보니 일본에는 열차에서 자연의 해변을 볼 수 있는 구간이 꽤 많다.

일본 최동단의 역이었던 히가시네무로역. 2025년 3월 15일에 폐역되었다.

지연되어 네무로역에 도착. 일본 최동단의 역이다.

오늘은 최동단의 역을 넘어 일본 본토 최동단까지 가 보기 위해 노삿푸미사키까지 가는 연계 버스를 타고 역을 떠난다. 역 앞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노삿푸선으로, 태평양 쪽 해안을 따라가는 경로다.

50분정도 달려 노삿푸미사키에 도착. 종점인 노삿푸미사키 등대 정류장은 일본 최동단의 버스 정류장이라고 한다.

곶 일대는 보쿄노미사키 공원(望郷の岬公園)으로 꾸며져 있다. 오른쪽의 큰 아치는 북방영토 반환을 기원하며 세운 시마노카케하시(四島のかけ橋)로, 북방 4도를 네 덩어리로 나타내 하나의 다리로 이은 모양이라고 한다. 1981년에 완성되었고 높이는 13m. 왼쪽 잔디밭에는 여우가 한 마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공원 언덕을 어슬렁거리던 여우.

시마노카케하시의 내력을 적은 비석. 아치 아래의 등화대에는 오키나와 하테루마섬에서 채화해 전국을 거쳐 옮겨 온 「기도의 불」이 지금도 타고 있다고 한다.

시마노카케하시 옆의 「희망의 길」. 전국 각지의 단체와 홋카이도 각 시정촌에서 보내온 돌을 깔아 놓았는데, 돌마다 보낸 곳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것 말고도 이런저런 비석과 종 등이 있었다.

공원 뒤편에 높이 솟은 전망탑 보쿄노토(望郷の塔).

곶 끝의 절벽. 수평선 너머로 산줄기가 희미하게 늘어서 있었다.

수평선 위로 보이던 쿠나시르섬.

북방영토 반환 구호가 새겨진 노삿푸미사키 표주.

본토 최동단 표주. 노삿푸미사키는 북방영토와 미나미토리시마를 빼면 일본에서 가장 동쪽에 있는 땅으로, 일반인이 갈 수 있는 일본 최동단이다.

노삿푸미사키 등대. 1872년에 처음 불을 밝힌 홋카이도 최초의 서양식 등대로, 처음에는 영국인 기술자 브런튼이 설계한 팔각형 목조 등대였다고 한다.

지금의 등대는 1930년에 콘크리트로 다시 지은 것이다. 10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버티고 있는 등대였다.

등대 아래 바위 해안. 이 앞바다에 하보마이 군도의 카이가라섬과 스이쇼섬이 있는데, 카이가라섬까지는 3.7km밖에 되지 않아서 잘 보이는데, 수평선 끝에 살짝 올라온 것이 그 섬들이다.

한바퀴 돌고 오니 타고온 버스는 역앞 터미널 방면으로 바뀌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역으로 돌아간다.

쿠시로에서 네무로를 거쳐 노삿푸미사키까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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