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의 쿠시로역. 새벽 5시 16분인데 해가 벌써 중천이다. 동쪽일수록 해가 먼저 뜨고, 여름에는 고위도일수록 해가 긴데, 쿠시로는 일본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어 일본의 여타 다른 곳보다 더더욱 해뜨는 시간이 이르다. 이날 쿠시로의 일출은 3시 45분이었다.

쿠시로역으로 왔다. 어제밤엔 비가 꽤 왔는데, 다행히 맑은 하늘로 바뀌어 있었다.

호텔을 한번 더 찍어 본다. 쿠시로역 근처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물이었다.

하나사키선을 타러 왔다. 하루 한 편 다니는 쾌속 하나사키 네무로행. 오늘도 키하 54형의 끔찍한 디젤 냄새를 맡게 될 예정이다. 옆에 서 있는 것은 H100형으로, 디젤-전기식 신형 기동차인데 2024년 3월부터는 센모 본선과 하나사키선에도 투입되었다.

야수의 힘을 끄집어 쓰기 위한 몬스터와 수분 공급을 위한 보리차로 하루를 시작.

어제 건너온 쿠시로강을 또 건넌다. 어젯밤에는 비에 가려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아침에 보니 강폭이 넓어서 경치가 좋다.

어제 지나온 센모 본선도 습지를 지나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았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고사리들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 있었다.

불어난 여울이 선로 바로 아래를 지나가고 있어서 꽤나 위태로워 보인다.

가는 길에 말 목장도 있었다.

앗케시호를 지나간다. 도중의 앗케시까지는 히가시쿠시로를 제외하고 무정차, 그 뒤로는 아네베츠를 제외하고 각역정차가 된다.

바다 같은 호수였다. 앗케시호와 호수의 북쪽에서 흘러드는 베칸베우시강 일대는 앗케시호·베칸베우시 습원이라는 이름으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앗케시호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기수호라서, 가장자리를 따라 소금기를 견디는 갈대와 사초만 무더기로 남고 나무는 자라지 못한다.

습지의 아름다움을 처음 느끼게 된 것 같다.

잘 달려오다가 챠나이역에 6분 정차해서 교행을 기다린다. 이럴거면 쾌속이 의미가 없지 않나 싶은 시간표.

앗케시역에서 챠나이역 사이에서 앗케시호의 습원을 관찰할 수 있다. 역간 거리도 꽤 긴 편이다.

2분정도 지연되어 교행열차가 온다. 첫 차인데도 지연된 것은 아마 야생동물 탓일 듯. 사슴과 부딪히는 일이 워낙 잦아서 사슴용 경적을 달고 있음에도 사슴이 피하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초원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절경이 펼쳐진다.

언덕 너머로 태평양이 살짝 보이는 것이 정말 그림같은 장면이었다.

해변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열차.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보는 것도 좋다.

선로가 계속 직선으로 뻗어 있는데, 습원과 들판을 지나는 악조건에서도 정말 보선이 잘 되어 있다.

차내에는 어느정도 객이 있다.

무인역인 히가시네무로역. 일본 최동단의 역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수요 부족으로 2025년 3월 15일자로 폐역되어 버렸다.

네무로역에 도착했다.

쿠시로에서 네무로까지의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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