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타노하쿠바이쵸역에서 란덴을 타고 닌나지로 가 본다.

단량동차로 운행하는 란덴 키타노선.

키타노선은 대부분 단선이다. 킨카쿠지에서 닌나지까지는 버스를 타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란덴의 이 구간은 타본적이 없기에 한번 타볼 겸 이쪽으로 와 보았다.

오무로닌나지역에서 내려 닌나지로. 정문은 높이가 거의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문이 버티고 있다.

니오몬을 지나면 곧장 츄몬(中門). 츄몬의 안으로는 닌나지까지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꺾으면 어전(御殿)과 정원의 배관 입구가 나온다. 이쪽은 입장권을 따로 받는다.
닌나지는 황실 출신이 주지를 맡는 사찰로, 이 안의 어전은 천황의 자제들이 출가한 뒤 머물던 거처다. 닌나지를 창건한 우다 천황도 출가한 뒤 이 자리에 머물러서, 닌나지에 오무로 고쇼(御室御所, 오무로의 황궁)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정문은 호화로운 카라하후(唐破風) 양식. 용마루가 활처럼 휘어 올라간 모양으로, 처마의 조각 장식이 화려하다. 어전 안의 건물들은 모두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신발을 신지 않은 채로 쭉 걸어서 이동하며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먼저 정원을 둘러보기로 한다.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안쪽으로 자리한 칙사문(勅使門)을 볼 수 있는데, 천황의 사자만이 출입했던 문이라고 한다.

어전으로 가는 길에도 소나무와 작은 돌이 깔린 정원이 잘 관리되고 있었다.

어전 안의 남정원(南庭). 「좌근의 벚꽃·우근의 귤」이 한 쌍으로 자리한다고 하는 자리에, 물을 사용하지 않고 흰 모래와 자갈, 이끼로 표현한 가레산스이 양식의 정원을 볼 수 있다. 모래와 자갈의 바닥에 선을 그은 것 만으로 표현해내는 정원이 멋있었다.

자리를 옮겨 북쪽 정원으로. 호수 너머로 닌나지의 오중탑(五重塔)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쪽 정원과는 다르게 연못을 중심으로 꾸며진 정원이다.

작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길.

잔잔한 연못과 눈 쌓인 길, 눈 쌓인 지붕의 조화가 평온하다.

정원을 한 바퀴 돌아 남정원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어전으로 들어가볼 시간.

똑같은 사진을 두 번 찍은 것 같지만 이제 정말 신발을 벗고 어전 안으로 들어가 본다.

시로쇼인(白書院). 금박을 입힌 미닫이문에 그려진 학과 소나무가 인상적인 방이다. 1887년 화재로 소실된 뒤 다이쇼 시대에 재건된 건물이다.

다른 한 방에는 매화 한 가지가 놓여 있었다. 「오무로류(御室流)」라고 적힌 작은 안내가 함께 있었는데, 닌나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일본식 꽃꽂이 유파라고 한다.

회랑을 따라 다음 건물로 향한다.

쿠로쇼인(黒書院)은 한창 수리 중이라 들어가보지 못했다.

수리 공사로 인해 배관을 삼가주십시오.

격자 미닫이 너머의 한 방에는 큰 그림 두 폭이 걸려 있다. 부처의 세계를 한 폭에 담은 '만다라'라고 하는 그림이라고 한다.

정원을 따라 복도를 걸어가 본다.

회랑에서 다시 보는 북쪽 정원의 모습.

신덴(宸殿) 안내판. 본래 17세기 중반에 교토 고쇼에서 옮겨온 건물이었지만 1887년 화재로 소실됐고, 지금의 건물은 1914년에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신덴의 큰 다다미방. 미닫이문과 벽면 전체에 황금 바탕의 학과 들꽃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신덴 안에는 종이 공예 벚꽃도 있었는데, 닌나지 창건 888년을 기념해 88륜의 벚꽃과 줄기를 종이로 만들었다고 한다.

회랑을 따라 어전 가장 안쪽의 레이메이덴(霊明殿)으로 향한다.

레이메이덴 안의 제단. 닌나지 역대 문주(門主)를 모신 곳으로, 본존 앞 촛대와 향로가 정갈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레이메이덴에서는 약간 높은 위치에서 북쪽 정원의 두 연못을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이 경치가 참 아름다웠다. 시간이 없다면 이 경치만 보고 가도 될 듯.

회랑의 시선, 우측엔 격자 미닫이가 끝없이 이어진다.

다시 남정원으로 돌아오는 회랑을 따라 돌아 나온 후 어전정원 관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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