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번째 방문지는 전쟁박물관이었는데, 이 박물관은 1975년 9월, 종전 4개월 뒤에 '미국 괴뢰 전쟁범죄 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가, 1990년에 '전쟁 침략 범죄 전시관'으로 한 번 개명하고, 1995년 미·베트남 국교 정상화에 맞춰 지금의 '전쟁 유물 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하지만 박물관 앞에서 버스에서 내리면서 넘어져서 카메라 렌즈를 유럽에 이어 또 깨먹었다. 프랑스에서 깨진 렌즈가 프랑스 땅이었던 베트남에서 또 깨지다니 이 카메라와 잘 안 맞는 무언가 있나 보다. 유리는 멀쩡하지만 저번에 손상된 마운트 부분이 또 부서져서 돌아와서 다시 수리하고, 이번 여행에서 나머지는 모두 아이폰으로 찍었다.

카메라가 부서져서 수습하느라 내부는 제대로 보진 못했는데, 야외부터 보기 시작해서 미 공군 소속이었던걸로 보이는 세스나가 전시되어 있었다. 정찰기였다고 하는데 민수기를 이렇게 전쟁에 써먹는게 그때 그시절인가 싶었다.

세스나 A-37 드래곤플라이. 베트남전 기간 중 미 공군의 근접항공지원기로 운용한 공격기다.

더글러스 A-1 스카이레이더. 2차대전 말기에 설계된 프로펠러 공격기지만 베트남전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실내 전시. 바주카, RPG, 중기관총, 기관단총. 각 총기 옆에 당시 현장 사진이 함께 걸려 있어 어떤 상황에서 쓰였는지를 보여준다.

미군이 쓰던 M16 소총들. 남베트남 최후의 보루였던 사이공이다 보니 미군 물자도 깨끗한 상태로 많이 남아있었던 것 같다.
전쟁박물관의 위치는 호치민 시내 중심부에서 가깝다.

다음으로 간 곳은 사이공 중앙우체국. 1891에 지어진 프랑스 식민지 시기의 건축물이다.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프랑스 식민지 양식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다.

내부는 실제로 우체국이고, 일부는 상점으로 사용된다. 정면에 있는것은 도시 이름이자 베트남의 초대 국가주석인 호치민의 초상.

반대편에는 호치민 노트르담 성당이 있었는데 프랑스처럼 여기도 공사 중이었다.

밥을 먹고 타카시마야가 있길래 가 보았다. 2016년 타카시마야 베트남 1호점으로 입점했다고 한다. 사무동과 레지던스까지 있는 단지로, 호치민의 프리미엄 쇼핑지로 통한다.

내부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꽤 난다. 유니클로에 가서 아까 넘어지면서 찢어진 옷도 새로 사고 정비를 했다.

스타벅스에서 민트초코?

참을 수 없었다.

베트남 스타벅스엔 푸드가 많은 편이었는데, 각종 케이크, 파니니 샌드위치와 디종 크로크 무슈, 와플, 심지어 파스타까지 팔고 있었다.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나라답게 페이스트리 종류도 충실하다.

주변을 돌아다니다 가본 타카시마야 근처의 벤탄시장(Chợ Bến Thành) 내부. 1914년 3월 개장 이래 110년 넘게 재래시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가죽 가방과 가품의 천국이었던 벤탄시장. 귀여운 가죽 개 인형만 사서 돌아왔다.

조금 쉬다가, 마지막으로 사이공 강 크루즈를 타러 왔다.

디너 크루즈 La Perle d'Orient(극동의 진주). 3층 구조에 2층은 식당, 3층은 바 테이블로 되어 있는데, 사이공강을 따라 2시간정도 돌면서 야경을 보며 저녁을 먹는 게 호치민의 관광 코스 중 하나라고 한다.

식사와 함께 사이공강의 야경을 즐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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