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에 쓰던 카메라가 10년정도 되기도 해서 새 카메라를 들였습니다. 바디는 캐논 EOS R6 Mark2, 렌즈는 RF 24-105mm F4 L IS USM 조합입니다. EOS 6D에서 R6M2로 기변한 것이니 라인업 자체는 동일 라인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22년 말에 출시했는데, 출시하자마자 바로 백화점 매장에서 예약구매에 성공해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24-105mm 렌즈는 오랫동안 렌즈 하나로 쓰기에 좋다는 평이 많았는데 화질이 살짝 아쉬워서 기존에는 캐논 16-35L II와 탐론의 70-300를 사용하다가 이번에 24-105로 전환해 보았습니다. 렌즈 두 개를 들고 여행을 다니기에는 이제 체력과 어깨가 조금씩 무리하고 있기도 했고, RF로 넘어오면서 24-105의 화질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도 많아져서 이쪽으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내부 구성품. 바디에는 바디와 스트랩, 배터리 충전기와 배터리, 케이블이 들어있고 렌즈는 렌즈 파우치와 렌즈가 들어 있습니다.

렌즈와 카메라를 꺼내면 이런 모습. 렌즈는 기존에 사용하던 16-35L II와는 다르게 이너줌은 아니고 경통이 밖으로 나오는 방식입니다. 23년말에 출시된 RF 24-105mm F2.8 L IS USM Z의 경우는 이너줌인데다 렌즈 밝기도 밝아졌는데, 무게가 두 배쯤 무겁다는 단점이 있고(700g vs 1330g) 가격은 두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애초에 23년초에 이 녀석들을 들일 적에는 출시조차 되지 않았어서 고려 대상도 아니었지만.

결합했을 때의 모습. 결합해두면 상당히 크기가 커져서 이럴거면 미러리스랑 DSLR의 차이가 뭘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니 a7c와의 비교입니다. 물론 a7c가 작은 카메라기는 하지만, 캐논이 미러리스 치고는 R시리즈를 상당히 크게 만들었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사실 이 카메라를 사기 전에 친구의 a7iv를 빌려서 조금 출사를 다녔는데, 캐논 바디를 10년정도 쓰다보니 소니의 조작계에 적응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두 주 정도 썼는데, 끝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반납 후 캐논 구매로 결정했습니다.

크기와 가벼움은 확실히 소니가 승이지만 찍는 맛과 조작성은 캐논 유저였던 저에게는 캐논이 맞는데, a7iv 를 쓰면서 계속 미스가 나다 보니 인내심이 부족해져서 캐논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a7같은 경우는 새끼손가락이 갈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허공을 멤돌던 것도 포기하는데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다음은 카메라 프로파일 및 노출만 조절한 무보정 사진들입니다.

24mm 광각에서도 색수차나 비네팅이 거슬리지 않고, 청색 그라데이션이 잘 표현됩니다. 컬러감은 캐논의 익숙한 톤 그대로라서 6D에서 옮겨왔을 때 색감에서 이질적인 부분은 없었습니다.

동이 틀 무렵에도 평균 측광이나 AF 모두 잘 컨트롤 됩니다. 시계탑의 첨탑 조각, 창문 격자까지 살아 있어서 한 스톱 조였을 때의 해상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칸센은 시속 260km/h로 주행하는 빠른 피사체지만 살짝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잔상없이 깔끔하게 잡아낼 수 있습니다. 6D를 쓸 때 셔터스피드 1/4000, 연사성능 4.5fps의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R6M2는 기계식 1/8000초, 전자식 1/16000초까지 설정 가능하고, 연사의 경우 기계식 연사 12fps, 전자식 연사 40fps까지 지원되어서 이런 샷을 잡을 때 도움이 됩니다. 신칸센에 탑승해서도 1/2000 이하로 촬영하면 사진이 대각선으로 무너지는 현상 없이 찍을 수 있습니다.

LCD 디스플레이에서 수평/수직 그리드가 바로 보이기 때문에 세로로 찍을 때도 6D 시절 광학 뷰파인더로 보던 시절보다 훨씬 편안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미러리스로 오고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뷰파인더를 사용했지만, 쓰다보니 큰 디스플레이로 촬영하는게 빠르게 익숙해졌습니다. 3년이 지난 요즘은 대부분의 사진을 LCD 디스플레이를 보며 촬영하게 됩니다.

캐논의 피사체 검출 기능 중에 사람, 동물 우선, 차량 우선 모드가 있는데, 사람이나 동물, 차량을 우선적으로 찍어주는 모드입니다. 여기에 R6M2에서 새로 추가된 피사체가 말, 기차, 비행기인데 기차와 비행기를 꽤 많이 찍는 편이라서 개인적으로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항공기나 열차를 찍을 때 이 차량 인식 기능을 이용하면 차체가 움직이더라도 계속 핀이 따라갑니다.

F4.5, 최대 개방에서 1/3스텝 조여 찍은 벚꽃. 풀프레임 + 망원 조합으로 부드러운 흐림이 만들어집니다. 당연히 F2.8보다는 떨어지지만 여행 중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R6M2는 5축 바디 이미지 스태빌라이저(IS)를 탑재하고 있고, IS를 탑재한 RF렌즈를 장착할 경우 렌즈에 탑재되어 있는 자이로 센서 기반으로 통합 제어를 수행해 최대 8스톱의 손떨림 보정 효과를 냅니다. 이것이 야간에 손으로 들고 찍을 수 있는 촬영 가능 범위를 크게 늘려줍니다.
RF 24-105렌즈에도 IS센서가 탑재되어 있어서 밤에 손으로 들고 찍을 때도 촬영 범위가 늘어나고, 난간 등에 거치해 장노출을 하는 경우에도 차량이 지나가거나 하면 약간의 진동이 있는데, 크게 문제 없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색 구름, 잿빛의 바다, 방파제와 다리의 콘크리트까지 무채색 위주의 사진에서도 바디의 표현력과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 덕분에 디테일이 뭉개지지 않고, 후보정에서 그라데이션을 살리기도 쉽고 디테일도 살아납니다.

이런 검은 바다, 검은 하늘 사이에 밝은 광원이 있는 사진에서도 흰 부분이 다 날아거나 어두운 부분이 모두 죽기 쉬운데, 전자식 뷰파인더나 LCD창에서 노출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촬영하면 밝은 부분의 디테일과 수면 반사, 어두운 바다의 물결까지 모두 한 컷에 담을 수 있습니다.

야간 조명 LED 패널은 셔터 속도와 주사율이 안 맞으면 밴딩이 발생하는데, R6M2의 안티 플리커 셔터를 켜면 이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24-105L의 최단 촬영거리는 0.45m이고 최대 촬영 비율은 0.24배입니다. 매크로 전용 렌즈의 1배 배율과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음식을 클로즈업하기엔 무리가 없습니다.

70mm / F6.3 에서 ISO 2500으로 찍었을 때도 노이즈는 거의 보이지 않고 후면의 보케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편입니다.

1/7 스케일 피규어 같은 경우도 도색 디테일이 잘 살아납니다. 1/60에서도 흔들림이 거의 없어서 어두운 실내에서도 편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ƒ/4 | 1/800 | 92mm | ISO16000 / ƒ/4 | 1/800 | 65mm | ISO8000
인물 사진의 경우에도 눈동자에 초점이 잘 맞아들어갑니다. 또 리사이징을 하게 되면 ISO 16000정도에서도 노이즈가 크게 눈에 거슬리지 않는 수준입니다. 인물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은 아니지만, 광각 렌즈로 주로 찍다가 표준줌 영역 렌즈로 몇 번 찍고 보니 인물 사진은 이 화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실내에서도 핸드헬드로 1/25까지는 크게 흔들리는 모습 없이 잡아줍니다.

삼각대 + 미러리스의 전자 선막 셔터로 진동 없이 장노출한 불꽃놀이. 광안대교를 가로질러 터지는 불꽃과 수면에 반사되는 빛, 화약의 연기까지 모두 잘 잡아냅니다.
6D에서 R6 Mark II로 넘어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저점의 향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빛이 부족하든 피사체가 빠르든 일단 셔터를 누를 수 있게 해 주고, 순간을 포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RF 24-105 F4L은 누군가는 L렌즈라고 쳐주기 어렵다고도 하지만 이 바디의 능력치를 깎아먹지 않으면서, 렌즈 교환 없이도 여행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화각을 커버합니다. F2.8 Z나 28-70 F2가 스펙 상으로는 더 우위지만, 적어도 여행을 다닐 때는 무겁거나 화각 범위가 얕은 두 렌즈들보다 우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3년정도 사용했고 앞으로 몇 년간 더 신세를 지게 되겠지만, 이미 캐논기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 사람에게 캐논 미러리스 라인업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부분은 다행인 점이고, 더 많은 경쟁이 더 많은 소비자 후생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에 소니와 캐논이 앞으로 계속 경쟁하면서 앞으로 더 좋은 렌즈와 바디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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