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운전면허의 발급

운전면허를 발급받으면서 직접 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 꽤 많아서, 정리를 해 놓으려고 한다.

일단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단지 운전면허의 기능만 하는 게 아니고, 한국에서처럼 은행, 휴대폰 개통 등 여러 곳에서 신분증으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만들어두면 좋다.

먼저 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서류가 필요하다.

- 유효한 한국 면허증

- 재류카드

- 면허의 일본어 번역 공증

- 국적이 기재된 주민표

- 2주 이내에 한국 경찰서에서 발행한 영문 운전경력증명서

- 면허를 취득한 국가에서 90일 이상 체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 2.4x3cm 사이즈의 증명사진

면허증과 운전경력증명서는 한국에서 준비해야 하며, 운전경력증명서는 영문으로 떼어야 하고, 전자직인이 아니라 실물도장이 찍힌 것이 필요하다. 운전경력증명서는 원칙적으로는 2주 이내의 것이 필요한데, 본인의 경우 2주가 조금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삼지 않았다. 경찰서(파출소가 아니다)에서 1000원에 발급받을 수 있다. 원래는 필요 없었는데,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일본에서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사례가 생겨서 필요해졌다고 한다.

면허를 취득한 국가에서 90일 이상 체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는 여권으로 대체할 수 있다. 다만 여권으로 90일 이상 체류한 것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출입국증명서를 별도로 떼어가야 한다.

면허의 일본어 번역 공증은 영사관이나 JAF(일본자동차연맹)에서 받을 수 있다. 이것도 원칙적으로는 관할 영사관에서(본인의 경우는 요코하마 영사관에서) 떼어야 하지만 다른곳에서 받아도 상관없는 듯. 아자부쥬반역(麻布十番駅)에 있는 도쿄 영사관에서 받은 공증으로도 가능했다. 영사관에서 공증을 받을 때는 여권과 운전면허증, 운전면허증의 앞뒤 사본과 재류카드가 필요하다. 복사는 영사관에서도 가능하며, 장당 10엔이 필요하다. 또한 공증촉탁서와 운전면허증 공증에 대한 내용을 직접 써서 작성해야 하는데, 운전면허증의 번역은 전부 일본어로 직접 작성해야 하며 만약 덧쓰거나 고쳐쓴 흔적이 보일 경우 운전면허시험장 측에서 다시 써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으니 쓰다가 틀리게 되면 서류를 처음부터 다시 쓰는 편이 낫다. 공증촉탁서와 운전면허증 번역을 모두 작성한 뒤에 480엔의 인지를 뽑아서 붙이고,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가 번호가 불리면 서류를 전부 낸 후에 돌려받으면 끝난다. 이 과정이 한 시간정도 걸리기 때문에 빨리 가면 좋다. 영사관 홈페이지에 서류의 견본이 있기 때문에 미리 참조해서 주소 등은 알아가두면 좋다. 자세한 것은 다음의 URL을 참조.

http://jpn-tokyo.mofa.go.kr/korean/as/jpn-tokyo/consul/notary/dri/index.jsp

주민표는 구청이나, 요코하마시의 경우 행정 서비스 코너(行政サービスコーナー)라는 곳에서 450엔의 수수료를 내고 받을 수 있다. 행정 서비스 코너는 왠만한 큰 역에 있으며, 구청까지 가지 않아도 발급받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요코하마시의 행정 서비스 코너 위치는 다음의 URL을 참조. 아마 도쿄에서도 이런 곳이 있긴 할 듯.

http://www.city.yokohama.lg.jp/shimin/madoguchi/gsc/

2.4x3 사이즈의 증명사진이 필요한데, 이건 일반적인 증명사진이 아니라 작은 사이즈이다. 역 같은 곳에 사진 부스에 기본으로 운전면허증용 옵션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찍어가면 된다. 이 사진은 운전면허증에 사용되지 않으며, 운전면허증에 나오는 사진은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직접 촬영하므로, 면허를 발급받으러 갈 때 복장에 유의해서 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준비물을 챙겼다면 관할 경찰서의 운전면허시험장으로 가서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요코하마시의 운전면허시험장은 후타마타가와（二俣川）라는 외진 곳에 있다. 소테츠 본선에 위치한 역인데, 소테츠 본선 말고는 접근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요코하마역(JR, 도큐 토요코선, 미나토미라이선, 요코하마 지하철 블루라인)이나 야마토역(오다큐 에노시마선), 쇼난다이역(오다큐 에노시마선, 요코하마 지하철 블루라인)에서 소테츠로 갈아타서 가야 한다. 아래에 지도를 첨부하였으니 도움이 될 듯. 후타마타가와역에 내리면 약 15분정도 걸어가면 운전면허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다. 운전면허시험장 URL도 첨부한다.

http://www.police.pref.kanagawa.jp/mes/mes83001.htm

위치도 이렇게 이상한 곳에 박아둔 주제에 접수시간도 짧다. 도쿄도내 운전면허시험장은 外免切替(가이멘키리카에/외국면허전환)접수를 상시 하고있는데 반해 요코하마의 경우 오전 8시 30분 ~ 9시 와 오후 1시 ~ 1시30분 사이에만 접수가 가능하며, 선착순 10명씩만 접수를 받기 때문에 허탕을 치게 되면 이런 두번다시 오고싶지 않은 곳에 또다시 와야 하며 매우 짜증이 나게 되므로 되도록 빨리 가는 편이 좋다. 특히 오전에 늦는 경우 오후까지 기다리면 되지만 오후에 늦는 경우는 답이 없으므로...

면허시험장에 도착하면 이렇게 정문이 보일 것이다. 직진하면 있는 건물이 1관인데, 여기에 외국면허 전환 접수처가 있다.

창구에 가서 접수 순서대로 이름을 쓰고 기다리면 한국의 누구상 하면서 부른다. 그러면 서류를 들고 창구에 가서 전부 내고, 예전 여권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있다고 하면 귀찮아지므로 처음의 여권이라고 하면 된다. 그러면 무슨 면허를 신청할 것이냐고 묻는데, 한국의 1종면허로는 중형면허까지 가능하다. 중형면허를 추가하면 6.5톤의 차량과 30인승까지의 승합차를 운전할 수 있는데, 추가비용이 4000엔정도 들기 때문에 알아서 선택하면 될 것이다. 이제 이걸 고르면 번호표를 주면서 기다리라고 한다.

한참 기다리고 있으면 불러서 신체검사를 한다. 위, 아래, 왼쪽, 오른쪽이 뚫린 걸 보여주면서 어디가 뚫려있는지 말하라고 하고, 빨강, 파랑, 노랑색을 보여주면서 색을 말하라고 한다. 또한 봉 하나가 왔다갔다하는 원근측정도 하는데, 중간에 봉이 오면 누르고 있으라고 한다. 정상인이라면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끝나면 신청서를 주면서 이름과 주소를 적고, 수입증지를 붙이라고 한다. 교부 수수료와 보통면허, 중형면허를 합쳐서 8,850엔이 들었다. 수입증지를 붙이고 서류를 제출하고 또 기다리고 있으면 이름을 불러서 2층으로 가게 하는데, 여기서 또 기다려서 호명이 되면 사진을 찍고, 사진을 찍고 좀 기다리면 면허증을 바로 준다. 이걸 받아서 집으로 가면 끝.

시간도 꽤 걸리고 복잡하지만, 관광비자로 온 사람이 아니면 국제면허로 운전하는게 불가능하고, 여러 신분증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신분증으로 사용할 때 재류카드보다 뭔가 문턱이 낮아지는 느낌이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두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