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220813 W.Europe

서유럽 여행 - 25. 바티칸 박물관 아라찌의 방, 시스티나 경당

루스티 2024. 2. 8. 02:41

피냐의 안뜰에서 시스티나 경당으로 이동하는 통로. 사람들이 정말 많다. 원래 이 사이에 조각관에 들러서 라오콘의 군상 실물과 여러 조각들을 봐야 했지만, 누군가 조각을 만지는 바람에 알람이 울려서 조각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시스티나 경당으로 가는 길에도 이런저런 조각들이 계속 전시되어 있었다.

경당으로 가는 길에도 청금석으로 장식된 그림이 있는데, 푸른색을 낼 수 있는 소재였던 청금석은 중세까지만 해도 굉장히 비쌌기 때문에 푸른 그림을 바닥에 새겨넣는다는 것은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서 여겨졌다.

그림이지만 조각처럼 보이는 벽면의 장식들이 대단하다.

이런저런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조각관에서 나오면 이 길로 이어지는데, 조각관을 못 간게 조금 안타깝다.

계속 가다 보면 아라찌의 방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태피스트리들을 걸어놓은 방이라고 한다. 천정은 조각같이 되어 있지만 전부 그림이라는게 대단한 부분.

천에 그린 그림들이 계속 이어진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지도의 방. 지도 또한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는데, 지도가 있으면 침략도, 방어도 가능하기에 고대로부터 지도는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소크라테스를 묘사한 조각. 굉장히 못생겼던 것으로 알려진 소크라테스를 표현한 조각으로 실제 그리스 시기에 조각된 조각의 사본이라고 한다.

상당히 정교하게 그려진 이탈리아 반도. 그려진 시기기를 생각했을 때 위성도 없던 시기에 정말 정교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의 파란색 염료 또한 청금석을 사용한 것으로, 이런 디테일에서도 당시 교황청의 부와 권력을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게 해 준다.

교황을 알현하러 가기 위해 지나가던 길이라고 하는 긴 복도.

복도를 지나면 다시 화려한 그림들이 나타난다. 이 방은 무염시태의 방이라고 하는, 마리아가 원죄없이 잉태했다고 하는 내용의 교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곳으로, 가운데에 있는 파란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가 보인다.

바티칸의 주차장. 주차장 한 켠에는 소방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는데, 바티칸은 이탈리아와는 별도의 국가이기 때문에 소방대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나 보통 할일은 많지 않다고 한다. 할일이 많으면 더 문제이겠지만.

주차장이 보이는 복도를 지나가면 라파엘로의 방이 시작된다. 라파엘로와 제자들이 그렸다는 그림들로 채워진 네 개의 방이 있다.

가장 먼저 방문한 방은 콘스탄티누스 홀로, 시간적으로는 가장 마지막에 그려진 방이라고 한다. 이 방은 이교도에 대한 기독교의 승리를 기리기 위해 헌정되었는데, 방 전체를 통해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행적을 보여준다. 위 그림은 '밀비우스 다리의 전투'라는 그림으로, 312년 10월 28일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와 막센티우스가 로마 근교의 밀비우스 다리에서 벌인 전투를 묘사하고 있는데, 다른 편에는 이 전투에 임하기 전에 거대한 십자가가 나타났다는 전설을 보여준다. 이전 시대의 그림들과 달리 그림에서 상당히 입체적인 부분들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라파엘로가 이 방의 완성 전에 타계했기 때문에 그림은 대부분 라파엘로의 제자들이 마무리했다고 한다.

천장에도 프레스코화가 빈틈없이 그려져 있는데, 중앙 패널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제국 전역에 있던 이교도의 우상을 파괴하고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대체를 명령했던 '기독교의 승리'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주위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과 이탈리아의 8개 지역을 각 펜덴티브에 2개씩 그린 그림들이 둘러싸고 있다.

두 번째 방은 헬리오도로스의 방으로 성전의 금을 가지러 온 헬리오도로스가 징벌을 받아 추방당하는 장면을 묘사한 방이라고 한다.

세 번째 방은 서명의 방이라고 불리는데, 원래는 교황청의 최고 재판소가 있던 방으로, 율리우스 2세의 집무실이기도 했던 곳이다. 라파엘로의 그림이 가장 먼저 완성된 곳으로, 네 편의 벽에는 각각 법학, 철학, 신학, 예술을 주제로 한 그림이 그려졌다.

유명한 프레스코화인 아테네 학당이 있는 방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그려넣은 그림으로, 중심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헤라클라이토스를 포함한 그리스의 여러 철학자들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을 그려넣은 유명한 그림이다.

모두 찍는 아테네 학당의 구도.

다른 면에는 파르나소스가 그려져 있는데, 아폴로의 파르나소스 산을 보여준다. 뮤즈와 시인들로 둘러싸여 있는 아폴로를 그렸다.

또 다른 한 편에는 성체논의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신학을 의미하며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모 마리아, 세례 요한이 오른쪽과 왼쪽, 그리고 성서에 나오는 고대의 인물들이 하늘에 그려져 있고, 당대의 성직자들이 땅에 서 있는 배열을 그려냈다.

시스티나 경당으로. 시스티나 경당의 내부는 촬영 금지이기 때문에 유명한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그림은 직접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시스티나 경당의 천지창조는 미켈란젤로가 1508년부터 1512년까지 시스티나 경당 천장에 그린 대규모 프레스코 벽화이다. 이 작품은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하며, 하느님의 창조, 아담과 이브의 타락, 노아의 이야기 등을 다루는데, 특히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하나님의 모습을 담은 "아담의 창조"는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로, 하나님과 아담의 손가락이 닿으려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다.

경당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말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지만 사람들이 예술품을 보며 자연히 탄성을 내거나 대화를 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사일런스- 라는 말이 울려퍼지는 곳이었다.

이제 밖으로 나갈 시간이다. 바티칸 박물관은 정말 크고 화려했고, 반나절만에 쉽게 돌아볼만한 곳도 아니었지만 가이드님의 투어를 통해 중요한 부분들을 잘 보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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