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칸 12

신슈 여행 - 11. 온천 료칸 스하쿠 - 조식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 식당으로 내려오니 이미 식탁에 조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화로에서 끓어오르고 있는 것은 메인 요리인 두부인데, 진하고 고소하다. 먹기에 바빠 단독샷은 못 찍은듯. 먼저 도시락 안의 음식들. 고소했던 정어리 참깨무침과 신선한 산채 가리비, 간간한 겨자잎과 버섯 조림, 그리고 무를 곁들인 달달한 계란말이까지. 이것만으로도 밥을 먹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야츠가타케(나가노에서 야마나시까지 이어지는 육괴라고 한다)와 스와 산 야채를 버무린 샐러드. 아침의 브로컬리는 어제 저녁의 그것처럼 맛있진 않아서, 어제의 브로컬리를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구성이었다. 빠질 수 없는 연어구이. 일본의 료칸이나 호텔 조식으로 자주 볼 수 있는 메뉴다. 과하거나 덜하지 않고 적당히 기름진 연어 한 토막의..

신슈 여행 - 10. 온천 료칸 스하쿠 - 온천

밥을 먹고 방으로 와보니 이미 이불이 단정하게 펴져 있다. 이 역시 료칸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지. 하지만 역시 료칸의 최고 묘미는 대절탕이 아닐까. 2000엔으로 대절온천을 한 시간 정도 빌릴 수 있었다. 우리는 체크인할 때 받은 할인권으로 할인도 받아서 별로 부담도 안 됐고. 먼저 옥내의 히노끼탕에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몸소 체험하며 온천욕을 시작했다. 옥외, 그러니까 노천에도 온천이 있다. 역시 온천이라면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는 노천온천이 좋은 것 같다. 두명이 들어가도 약간 여유가 있는 수준의 욕조라서 좋았다. 뜨거운 물이 계속 흘러나오는데, 가열하거나 물을 섞지 않은 원천을 흘려보낸다고 써있는 걸 보니 괜찮은 온천마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즐거웠던 프라이빗 온천욕이 끝나고 대욕장으로. ..

신슈 여행 - 9. 스와호 앞의 온천 료칸 스하쿠 - 저녁 가이세키

아까 간략하게 소개한 료칸 스하쿠.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멋스러움이 배어나는 전경이다. 우선 프론트에서부터 방까지 안내를 받았는데, 방에 들어가니 이렇게 미리 찻잔과 과자가 세팅되어 있었다. 방까지 안내해주신 분께서 녹차까지 내어 주셨다. 상 위에는 이미 お着き菓子가 준비되어 있다. 웰컴 쿠키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방에서 본 호수의 뷰도 정말 좋아서,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택시타고 산을 올라갔지만... 또 하나 좋았던 점이 이 료칸의 구조상 호수를 전망하는 방은 정말 수가 적은데, 높은 층의 좋은 뷰를 주셔서 감사했다. 자리에 앉으니 이미 전채와 스키야키는 세팅이 되어 있다. 오늘의 메뉴. 다섯 종류의 니혼슈를 시음해볼 수 있는 샘플러가 있어서 주문해 보기로..

도쿄 휴양 여행 - 8. 하코네 료칸 호텔 설월화 - 조식 & 긴카츠테이에서의 점심

아침을 먹으러 다시 식당에. 앉아서 조금 기다리면 꽤 맛있어보이는 식사가 준비된다. 참치회와 마 간것, 초벌구이된 생선, 젓갈과 여러 츠케모노와 계란말이, 샐러드, 당근주스까지. 그리고 온천 계란까지 완벽한 식사다.아침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 우유를 한 잔 청해서 마지막 방점을 찍는다. 체크아웃 전에 탄산천에 들렀다.탄산수가 나오는 온천이어서, 조금 있으면 기포가 몸에 달라붙는 재미가 있었다. 콜라 속에 빠진 느낌이랄까... 마지막은 방에 있는 욕조에서.살짝 얼어버린 야쿠르트를 먹으면서 즐기는 온천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떠나기 싫었지만 시간이 되어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다시봐도 료칸 치고는 규모가 정말 크다. 점심을 먹으러 온 료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긴카츠테이. 고라 역 바로 앞..

도쿄 휴양 여행 - 7. 하코네 료칸 호텔 설월화 - 저녁 가이세키

가이세키 석식을 먹으러 왔다.봄의 나베요리 가이세키. 세팅된 상. 방이 아니라 식당에 가서 먹는 구조이다.지금까지 가본 료칸 중에 방으로 가져다준 건 큐슈에서 한 번 이외에는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보편적인 서빙 형태는 아닌 듯. 가장 오른쪽의 식전주부터.키요미슈(きよみ酒)라고 하는데 오렌지와 귤의 교배종으로 담근 술이라고 한다. 상큼하고 단 맛의 식전주가 식욕을 돋군다.전채 뒷쪽에는 피스 두부가. 완두콩으로 만든 두부인듯 싶다.왼쪽부터 통쨰로 구운 새우, 타이코 니코고리(鯛子煮凍り - 도미알과 어즙을 굳혀 젤리처럼 만든 요리), 톳 두부 산적(ひじき豆腐田楽),츠쿠네 데리야끼(鶏つくね照り焼き), 이색신조(二色真丈 - 두 가지 색으로 된 경단)가 있다. 앞쪽 접시에 있는 건 불똥꼴뚜기 조림(蛍鳥賊煮)이..

미나미오우 여행 - 8. 료칸에서의 아침

아침부터 대욕장에서 목욕.당연하지만 이 대욕장 또한 넓은 탕을 독점하는 즐거움을 주는, 전세탕이다.전부 전세탕이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고가서 찍을 수 있었던. 밖은 비가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때부터 여행을 마칠 때까지, 비는 멈추지 않았다. 씻고 방에서 뒹굴다 전화를 받고 내려가니 준비되어있던 조식. 연어, 계란말이, 오뎅, 명란젓, 간 무. 아침부터 사시미를... 화로에서 구워지고 있는 재료들. 아침부터 이렇게 살살 녹는 소고기를 먹어도 되는 걸까... 낫또. 좋아하긴 하는데 다 먹진 못하고 남겼다. 디저트. 아침을 먹고 또 탕에 들어간다. 어제 밤에 왔었지만, 역시 밤과 낮의 분위기는 꽤나 다른 듯 하다. 비도 오고 있어서, 조금씩 들이치는 빗방울을 맞으며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갔던 경험은 참 좋았..

미나미오우 여행 - 7. 료칸 온천 순례

안마의자에 누워서 졸다가 다시 온천을 하러 왔다. 오니쿠루미(鬼胡桃)노천탕.역시 밖을 조망하면서 온천을 할 수 있다. 이쪽은 숙박 고객만 사용 가능하다고 써 있던 ゆ宝の湯.히가와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써 있었다. 다만 벌레가 있어서 일단 내일 사용하기로 하고 다른 쪽으로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마지막 노천탕인 古木林.예전에는 전체를 물로 채워두었던 것 같은데 현재는 욕조 두개만을 놓아둔 식으로 되어 있다.안쪽 탕은 조금 물이 미지근해서 밤이 깊어지니 조금 추워질 정도... 마지막으로 씻으러 온 소욕장.소욕장이라지만 어지간한 욕조보다는 크다. 다만 조금 갑갑하게 느껴지긴 한듯. 방에 와서 내일의 루트를 정리하고 라이브 공지를 체크한 뒤에 잡니다.

미나미오우 여행 - 6. 샤쿠나게장(しゃくなげ荘) 료칸의 가이세키

료칸의 저녁으로 나온 가이세키.저녁먹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방 하나에 이미 상이 차려져 있었다. 해물 전골 밑에 불을 켜고 광어 사시미와 무 무침, 광어, 참치 사시미, 문어.전부 맛있었는데 특히 저 문어는 부드럽게 녹아내리는게 정말 기억에 남는다. 새우와 생선 토막을 쪄내어 소스에 함께 낸 것. 맛있는 음식은 맛있는 술과 함께. 먹고있으니 가져다주신 차완무시. 전골이 끓으면, 먹는다. 샤브샤브도 끓여서 고기를 넣어 먹고 담백했던 캐비어와 게살. 역시 먹고있으니 나온 사과 그라탕.사과의 씨 부분을 파내고, 그 부분에 그라탕을 만들어 통채로 먹는 것. 관자구이와 츠케모노. 대략 식사가 끝나가면 미소시루와 밥을 가져다주시는데, 밥은 저 통에서 적당히 덜어먹을 수 있다. ごちそさまでした。..

미나미오우 여행 - 5. 야마가타 아카쿠라 온천(赤倉温泉)마을의 료칸 샤쿠나게장(しゃくなげ荘)

긴잔온천에서 나와 산길을 달려 예약해둔 료칸으로 향했다.긴잔온천에서 약 30분 정도. 旅館 しゃくなげ荘라는 곳. 료칸 입구에 친절하게 이름까지 쓰여 있다.하루 네 방만 받는 작은 료칸인데, 그래서 그런지 좀더 세심하고 한사람 한사람을 기억해주시는 듯 하다.원래 네시에 도착하려고 했는데, 비행기 + 점심때문에 일정이 지연되는 탓에 다섯시쯤 도착한다고 전화했었는데,받으셨던 분이 안내해주시면서 외국인이라 조금 걱정하셨었는데 일본어가 잘 통해 다행이라고 해주시고 야마가타 사투리가 표준어가 아니라 미안하다는 말도 해주시고 참 좋은 분이셨다. 방에 들어가니 준비해주신 다과 화장실.샤워실은 방에 없다. 다만 한층만 내려가면 욕장과 온천이 즐비해서 굳이 필요없다는 느낌. 침실. 안마의자가 참 좋았다. 방.깔끔하고 잘 ..

히가시큐슈 여행 - 10. 유후인 료칸에서의 아침

아침. 정갈하게 잘 차려져나왔다. 계란말이와 연어, 파래와 명란젓. 나머지 반찬들. 일본음식중에 좀 별로라는걸 하나 고르라면 우메보시가 아닐까... 낫토는 잘 먹는데 우메보시는 도저히 취향과 맞지를 않는다. 순두부. 차완무시인줄 알았는데 순두부였다. 디저트로 나온 라즈베리가 들어간 요거트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료칸 전경. 정말 일본적인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다. 료칸 앞. 간판마저도 검소해서 처음에 조금 찾기 어려웠다. 유후인을 떠나기 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멀리 유후인이 보인다. 유후인은 특히 고산지대의 분지형태라서 의외로 벳부나 오이타보다 서늘했던 것 같다. 좀더 시내구경을 하지 못한건 아쉽지만 이것으로 유후인은 끝.

히가시큐슈 여행 - 9. 유후인 온천료칸 츠에노쇼 (津江の庄)에서의 저녁 카이세키

공항에서 가족을 데리고 운전하느라 공항에서부터 사진은 없고, 료칸에 도착해서야 사진을 찍었는데 방에 들어갔더니 차와 양갱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를 お着き菓子라고 하는데, 온천료칸의 경우 따뜻한 물로 온천을 하게 되면 혈당이 떨어지기 때문에 객실에 준비된 다과로 혈당을 올린 후에 온천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6시정도에 도착했는데 저녁을 7시부터 달라고 해서 조금 여유가 있었다. 유후인 구경좀 할까 했는데 다들 조금 피곤해해서 료칸에서 쉬기로. 유카타로 갈아입은 후에 방 이곳저곳에 이런저런 소품들을 보는것도 즐거웠다. 방에 누워서 조금 쉬고 있으니 곧 식사가 나온다. 카이세키 요리는 모든 음식을 방으로 가져다 준다. 정말 황홀한 식사가 아닌지. 처음으로 나온 접시. 이거 사진이 너무 흔들리긴 했는데 ..

이즈반도 여행 - 3. 죠가사키 해안

숙소에 도착. 지금 보니까 숙소 사진은 이것밖에 안 찍은듯... 일단 짐을 풀고 데레스테 스테를 빼두고 차를 타고 죠가사키 해안으로 왔습니다. 이토 팔경이라고도 하는 듯 하다. 이름을 듣고 생각났겠지만 죠가사키 자매의 그 죠가사키이다. 한자도 같음. 예상치 못한 성지순례? 이런곳까지 한국어 표시가 되어 있다는 것도 신기하긴 한데... 여기까지 올 한국인이 얼마나 될 지는 잘 모르겠다. 한적한 정자. 파도 색과 절벽이 어우러진 비경. 제주도의 그것과도 비슷해 보이는데, 실제로 제주도와 비슷한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섬이라고. 끝이 보이지 않는 태평양. 작년 올해 통틀어 정말 여러번 보는 것 같다. 암벽 사이로 돋아난 나무. 찍으면 찍는대로 작품사진이 되는 매직... 정말 아름답다. 엷은 해무와 해무에 산란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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