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s/20150711 Japan

일본 전국 여행 - 17. 일본 최북단, 왓카나이, 소야미사키(3)

루스티 2015. 8. 10. 03:28

언덕을 올라오면



라멘집 하나와 칼 007기 격추 위령비, 그리고 세계의 각 국가까지의 거리가 씌여 있는 표지판이 있다.


사할린까지 43km, 도쿄까지 1,106km, 앵커리지까지 4,845km,오키나와까지 2,849km.


오키나와까지의 거리만으로 보면 일본은 매우 넓은(사실은 좁고 긴) 영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국토 면적만으로도 독일과 비슷한 수준이니.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구 일본군의 망루이다.


설명이야 사진에 있고... 시기를 고려하면 좋은 시기라고는 할 수 없겠지.



열강들의 각축장 한가운데에서 러시아 제국의 태평양함대를 감시하던 최일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쪽은 지금도 러시아와의 마찰이 있는 상태고, 러시아 중폭격기가 핵무장 상태로 날아오는 경우도 가끔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군사 지역.


사실 여길 와보니까 왜 미국이 하와이를 무방비하게 습격당했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여름에도 영상 13도의 미쳐날뛰는 바다를 12월에 항공모함 몇 척으로, 게다가 이런 미친 바다가 있는 북쪽으로 돌아서 하와이를 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망루에 올라오면 풍경은 꽤나 좋다.


바람이 미친듯이 분다는 점이 좀 단점이지만.


겨울에 여길 오는 짓은 미친 짓이다. 하지 마세요.



소야미사키라는 마을 자체는 꽤나 작은 마을이다.



최북단이라고 써있는 가게가 꽤 보인다.


해협 건너의 사할린까지 꽤 선명하게 보이는 날씨.



망원렌즈로 갈아끼면 확실히 보인다.


러시아, 미지의 땅...


기회가 되면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보고 싶긴 한데, 치안이 별로 좋지 않은 편인 게...



항구쪽도 다시 잡아보고.



갈매기도 잡아보고



바람이 무척 세게 분다. 높은 나무가 하나도 없음.



이제 내려가는데... 갔다와서 보니 저 위령비를 안 갔다. 여기까지 찍어놓고도 저 위령비를 안 가다니.


왼쪽에 있는 회색의 비행기 날개 모양 비석이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 위령비이다.


대한항공의 보잉 747, 007편. JFK에서 출발해 앵커리지에 기착하여 김포공항으로 가는 항공기였고, 여기서 멀지 않은 사할린 남쪽에서 러시아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사건.


이 사고로 246명의 승객과 23명의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였으며, 냉전 중 가장 최악의 사건으로 꼽힌다.


현재까지도 대한항공의 007편은 영구결번 상태이며, 냉전이 종식되면서 소련의 비밀 문서들이 해제됨에 따라 소련의 잘못인 것이 판명난 상태.


추락 위치는 사할린과 홋카이도 사이 지점 쯤 되고, 냉전 당시에는 저 비석을 세울 수 있는,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었을 것이다.



이렇게만 보면 평범한 시골 동네.



식당 이름이 최북단...



기념품점. 최북단 비석과 비슷하게 생겼다.


7월 중순 온도 13.8도...



화장실. 최북단이라는 간판이 여기저기 붙어있지만 일본에 위치한 가장 북쪽에 있는 건물은 이 화장실 건물이다.



007기 사건 탓일까.


世界人類が平和でありますように。



반대편에는 영어와 러시아어로도 적혀져 있다.


러시아어를 보면 작년에 일어난 MH17편 격추사건 생각이 나기도 하고.



오호츠크해.


그냥 살짝만 봐도 바다가 상당히 험한 걸 알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일텐데, 하와이와 비교하면...



적적합니다.



부근의 지도. 사할린과 왼쪽의 모네론 섬, 아래쪽으로는 홋카이도와 왓카나이, 소야미사키정도가 표시되어 있다.


007기는 모네론섬 근처에서 격추당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반팔만 입고 왔는데 13.4도의 추위가 엄습하고 있다.


13.4도면 늦가을 날씨인데 반팔만 입고 부들부들행...



아까 봤던 비석 푯말.



옆에는 동상이 있다.



그렇다고 합니다.



버스 정류장 대기소.



평소 거의 방명록같은건 남기지 않는 주의지만... 여기라면 남길만도 하다.


이제 버스를 타고 왓카나이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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